출판
한번 날면 200일 나는 새
라이프| 2014-02-14 16:13
자연의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 담아

[북데일리]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조홍섭이란 이름을 알 터이다. 모 신문에서 환경과 과학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통찰력과 이슈가 있는 기사와 칼럼을 써온 우리나라 환경전문기자 1세대이다.

<자연에는 이야기가 있다>(김영사. 2014)는 조홍섭 기자가 전하는 특별한 자연 에세이다. 동물행동, 생태학부터 진화론, 동물복지, 자연사까지 기초자연과학과 첨단응용과학을 넘나들며 펼치는 흥미롭고 감동적인 생명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바나의 쇠똥구리는 어둠이 내려앉으면 밤하늘의 별을 보고 제 갈 길을 찾는다던가, 알프스 칼새는 번식지에서 한 번 날아오르면 200일 동안 공중에서 내려앉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신기하기 짝이 없다.

이 책은 동물행동, 생태학, 진화론, 동물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에 발표된 최신의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이를 테면 이런 경우다.

2010년 케냐, 엄마 기린이 새끼를 낳았다. 뒷다리가 꼬인 기형으로 태어난 새끼는 한 달쯤 지나 자연사했다. 그런데 엄마를 포함해 암컷 기린 18마리가 이상한 행동을 했다. 기린들은 흥분한 상태로 새끼를 지켰다. 사흘 뒤 새끼는 다른 동물에 의해 반쯤 먹힌 상태였지만, 엄마는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고 코로 새끼를 뒤적이고 냄새를 맡고 주변을 경계했다. 나흘 동안 엄마 기린이 보인 행동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기린은 새끼의 죽음을 슬퍼해 장례식 비슷한 의식을 치른 것은 아닐까? (163쪽)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에 치여 자연에 대해 너무 모른다. 자연을 알면 생명의 경이를 느낄 수 있다. 이로써 우리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하며 의미 있는 존재인지 알게 된다. 이 책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편견을 깨뜨리는 지적 쾌감을 넘어, 나와 너의 ‘존재’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

이 책을 소개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책 속의 한 대목이면 충분하다.

‘작고 가벼운 몸으로 깡충거리며 씨앗을 쪼는 참새와 버스만 한 몸집에 날카롭고 억센 송곳니를 지닌 티라노사우루스는 친척이다. 믿을 수 있는가.

공룡은 주둥이가 튀어나왔고 이빨이 난 반면 새는 얼굴이 납작하고 부리가 있으며 눈과 뇌가 크다. 미국 진화생물학자들이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새가 발달을 멈춘 어린 공룡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최초의 공룡부터 모든 시기의 공룡 성체와 어린 개체의 두개골을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조사해 수백만 년 동안 두개골이 어떻게 변했는지 추적하는 한편 그 결과를 현생 조류 및 악어 등과 비교했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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