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우크라, 아르헨 사태로 시험대 오른 프런티어 마켓
뉴스종합| 2014-02-25 09:34
아르헨티나 외환위기설과 우크라이나 시민혁명 등으로 ‘프런티어 마켓’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글로벌 자금을 흡수하며 ‘잘 나가던’ 프런티어 마켓이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신흥국에 비해)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던 프런티어 마켓의 자산이 격변의 위협에 놓여 있다”며 “프런티어 경제의 취약성으로 인해 향후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전했다.

‘변방’(frontier)에 위치한 시장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프런티어 마켓은 신흥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고 투자자들에게 덜 알려진 중소국가를 말한다. 신흥국보다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높아 ‘대박’을 노리는 고위험ㆍ고수익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총 34개국을 프런티어 마켓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가나, 케냐, 방글라데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까지도 프런티어 마켓에는 장밋빛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프런티어 마켓 증시를 추종하는 MSCI프런티어마켓지수는 지난해 16% 급등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3% 올랐다. 프런티어 증시엔 올해 4억700만달러(약 436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 신흥국과 차별화됐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프런티어 경제의 부진으로 급속히 악화되면서 ‘프런티어 마켓 외환위기설’에 불 붙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화폐 흐리브냐는 올 들어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10% 가량 떨어졌으며,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카자흐스탄 텡게화는 같은 기간 19% 가까이 추락을 맛봤다.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한 나이지리아의 나이라화도 3.5%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는 프런티어 국가들의 경제 기초체력이 견실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T는 우크라이나와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스리랑카, 가나, 카자흐스탄, 나이지리아 등이 이로 인해 외환위기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런던 소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터비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프런티어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최근 수주 동안 자국 통화 방어에 실패해 통화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게 했다”며 “경상적자 규모에 비해 외환보유고가 적은 프런티어 국가를 중심으로 외환위기가 새로 전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경상적자는 지난 2012년 148억달러(약 15조8804억원)로 외환보유고(188억달러)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단기외채 규모도 153억달러에 달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까지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을 위해 당장 350억달러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애버딘자산운용의 케빈 데일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프런티어 마켓에서 발행되는 국채가 지난해 107억달러서 올해 130억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프런티어 경제의 취약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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