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세계최대거래소 ‘마운트곡스’ 셧다운…비트코인 존폐위기?
뉴스종합| 2014-02-26 09:52
지난해 9000%이상 폭등하며 종이화폐를 대신할 ‘미래 화폐’로 부상했던 비트코인이 세계 최대 거래소인 ‘마운트곡스(Mt. Gox)가 거래 중단에 들어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특히 이번 마운트곡스 웹사이트 마비가 해커 공격에 의한 비트코인 도난 때문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기술적 결함을 드러낸 비트코인이 존폐위기에 서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은 원화나 달러화와 같은 실물통화가 아닌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로, 지난해 초 1비트코인당 13.5달러선이었던 가치는 11월 1242달러 고점을 찍으며 92배 치솟았다. 


▶마운트곡스 ‘사망선고’=마운트곡스는 25일 “당분간 모든 거래를 중단한다”면서 트위터 히스토리를 삭제하고,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마운트곡스는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면서 “이에 상응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마운트곡스는 지난 7일 기술적 결함으로 자금 인출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시 마운트곡스는 “일부 이용자가 이미 인출된 비트코인을 재인출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다”며 “모든 고객 계좌의 인출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운트곡스는 끝내 인출 서비스를 복구하지 못하고 보름여일 만에 홈피 접속 차단 사태를 맞았다. 인터내셔널비지니스타임스(IBT)는 이를 두고 “마운트곡스의 사망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4억달러 공중으로(?)=문제는 ‘비트코인 도난설’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아시아판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유명한 거래소가 암흑에 들어가면서 비트코인 4억달러(약 4300억원)어치를 도둑 맞았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마운트곡스에서 전세계 비트코인 총량인 1244만 비트코인의 약 6%에 이르는 74만4000비트코인을 외부 해커에 의해 도난당했다는 루머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시가(1비트코인당 520달러)로 계산하면 3억8000만달러어치가 넘는다.

FT는 “마운트곡스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불분명한 태도를 취할수록, 고객들이 자금을 다시는 볼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기로에 선 비트코인=해킹 도난 사건이 잇따르면서 비트코인의 미래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아 감독ㆍ규제가 없는데다 외부 해커 공격에 무방비 상태인 점이 여과없이 드러나면서 비트코인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탓이다.

비트코인과 둘러싼 악재는 마운트곡스만의 일이 아니다. 슬로베니아의 비트스탬프도 지난 11일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돼 나흘 만에 인출 서비스를 재개했다. 또 비트코인을 이용한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암시장 ‘실크로드2’는 이달 초 4474.27 비트코인(약 235만 달러)이 해킹으로 도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케이시리서치의 기술투자전략가 알렉스 달리는 마켓워치에 “비트코인의 ‘황량한 서부(Wild Westㆍ미국 서부개척시대 상징)’는 끝났다”며 “우리가 비트코인으로 거래하고, 모두가 비트코인을 소유할 것이라는 생각은 종언을 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비트코인은 어디에도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비트코인 낙관론도 팽배하다. 벤처캐피털 앤더슨 호로위츠의 마크 앤더슨은 FT에 “시스템의 실패가 아니라 거래소 한 곳의 실패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트코인 무료 이체 시스템인 코인어펄트(Coinapult) 공동창업자 에릭 부어히스는 “우리는 새로운 금융질서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구축하고, 여기에 투자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출산의 고통을 치러야 한다”며 “지금 겪는 문제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산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사상 첫 비트코인 청문회를 개최한 톰 카퍼(민주) 상원의원은 마켓워치에 “마운트곡스의 거래 중단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서 “의회의 철저한 조사를 새롭게 할 사건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입안자들과 감독당국은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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