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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4수 장관 · 재수CEO…열등감을 열정으로
뉴스종합| 2014-02-28 11:22
시쳇말 중에 ‘재수(再修)는 필수, 삼수(三修)는 선택’이라는 말이 있다.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얻으면, 대입에 다시 도전하는 학생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함께 대입제도 변화로 재수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원하는 대학, 특히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재수 열풍은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집계한 재수 이상의 졸업생 수능 응시자 추이를 보면 2011학년도 수능에서 재수생 지원자 수가 15만4661명으로 가장 많았던 반면에 2012학년도 수능 15만1887명, 2013학년도 수능 14만2561명, 2014학년도 수능 12만7635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택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

적어도 ‘인서울(서울 소재 대학)’을 목표로 재수를 택하는 학생 수가 많은 것이다. 실제 2013학년도 서울 소재 4년제 일반대학 188개교 입학자 중 재수생 비율이 33.8%로 10명 중 3명꼴이며 전년도 33.6%보다 상승했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소재 대학 기준으로도 4년제 대학 입학자 중 31.1%가 재수생으로 전년도 30.9%보다 소폭 상승했다. 특히 최근 7년간 서울 소재 대학 재수생 비율은 2011학년도 33.1%, 2012학년도 33.6%, 2013학년도 33.8%로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다.

서울 소재 대학의 재수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서울 지역의 고교 대학진학률이 낮은 것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울 지역의 고교 대학진학률(전문대 등 포함)은 2013년 55.6%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고3 학생의 절반 정도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있지만 수도권 소재 대학의 입학정원은 전체 대학의 3분의 1 수준이고, 특히 서울 지역에 소위 명문대학이 집중돼 있다. 이에 서울 지역의 학생들은 다른 지역의 학생들보다 목표 대학 진학을 위해 재수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특히 2014학년도 서울대학교 정시모집 발표에서 재수생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서울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에서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인 재학생 비율이 46.1%, 재수생 비율이 53.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단 서울대뿐 아니라 각 국공립대학 정시모집에서도 재수생들의 합격비율 상승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자연계 유일한 만점을 받은 학생도 삼수생이다.

이러한 재수생들의 선전에 따라, 국내 유명 재수학원마다 2015학년도를 대비해 2월 재수 정규반에 등록하려 몰려드는 학생들로 붐비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권의 경우, 학원 입구마다 2014학년도에 노력 대비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를 받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2015학년도 재수 상담을 위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올 입시에서는 정시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인서울 및 상위권 대학으로의 재수 현상은 종전보다도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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