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에 남을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과의 ‘통합 신당’ 창당 아이디어를 처음 김 대표에 제안한 것은 민주당 내 대표적 전략통으로 꼽히는 민병두<사진> 의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건강상 이유로 전략홍보본부장 직을 사임한 민 의원은 지난달 말 기초의회 공천 폐지 문제를 논의키 위해 김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안 의원의 공천 폐지 요구를 수용하되 합당을 역제안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최근 기초의회 공천 폐지 선언 이후 신당 창당을 준비하던 조직에 이탈자가 생기는 등 조직 균열이 가시화되고, 광역단체장 인물 영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같은 빈틈을 민주당이 ‘기초의회 공천 폐지’로 안 의원 측 입장을 지지하면서, 통합 창당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제시하면 안 의원 역시 이를 수용할 것이란 제안이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르는 프레임을 ‘거짓 대 약속’으로 잡은 것 역시 민 의원이 첫 제안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민 의원 측은 안 의원과의 통합의 ‘공(功)’이 본인에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민 의원은 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첫 제안자가 민 의원 아니시냐’는 질문에 “무슨 그런 걸 기사로 쓰려 하느냐”며 “기삿거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