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버냉키 금융위기 회고, “금융위기때 더 공격적이어야 했다”
뉴스종합| 2014-03-05 10:15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퇴임 후 첫 공개석상 연설에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더 공격적이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버냉키 전 의장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있었던 금융인 회동에서 “이제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은 이후 자신의 의사소통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했던 것,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Fed의 대응 등에 대해 밝혔다.

그는 “나는 학자이기 때문에 가설에 익숙하지만 시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를 줘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또한 금융위기 때 “Fed가 매우 공격적으로 대응했지만, 더 적극적일 수 있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소극적이었던 Fed의 대응에 대해서도 후회했다.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 “미국의 자신감이 과다했다”면서 “너무 뻔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가 맨 처음 받은 교훈은 미국도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당시 부실 금융기관들을 구제하면서 ‘불공정’ 낙인이 찍힐까 봐 전전긍긍 했다면서 시장과 소통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은행, 가계는 직접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며 “이런 인식을 깨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전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산업경제 부문에 있어 “회복의 신호가 보인다”며 “일본 아베노믹스의 강세는 어떤 면에선 미국 경제보다 더 강하게 보이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유럽은 아직 멀지만 개선되고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아부다비국립은행(NBAD)가 주최한 행사로 은행인 등 금융 전문가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날 버냉키의 연설에 주최측이 지불한 금액은 최소 25만달러(약 2억67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 역시 지난 2008년 아부다비 금융회동에서 연설하고 비슷한 액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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