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만 보장된다면 굳이 특정 출신 성향을 고집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헤럴드경제가 한국은행과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기용된 CEO 총 16명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연세대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서울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3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정부에선 한명도 없던 연대 출신이 이번 정권 들어 네 명(이주열 한은 총재 내정자, 김한조 외환은행 내정자,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권선주 기업은행장)이나 기용되면서 단숨에 대세를 형성했다.
서울대 출신은 5명에서 3명으로 소폭 줄었다. 성균관대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등 기존 출신들이 유임되면서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서강대 출신은 한명도 없다가 이 정부 들어 2명(홍기택 산업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주요 국책은행장에 선임됐다.
지난 정권에서 승승가도를 달리던 고려대 출신은 4명(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에서 1명(서진원)으로 대폭 줄었다.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퇴임 예정)이 물러나면서 소수 정예로 두각을 나타냈던 외대 출신도 현 정권 들어 종적을 감추게 됐다.
출신지역별로 살펴보면 최다 배출자를 자랑했던 영남이 소폭 줄었다. 바로 직전까지만해도 총 11명이 이 지역 출신이었지만, 현재는 이보다 2명이 줄어든 9명 수준이다. 대신 불모지였던 호남(임종룡ㆍ권선주)과 강원(이주열ㆍ임영록) 지역에서 각각 2명씩의 CEO를 배출했다. 특히 충청권 인사가 이번에는 한 명도 기용되지 못했다. 전 정권에선 4명(민병덕ㆍ윤용로ㆍ신충식ㆍ김용환)이 충청 출신으로 영남 다음으로 많아 주류를 이룬 바 있다.
금융권을 호령했던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신동규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5명에 육박하던 모피아 출신은 현 정권 들어 3명으로 감소했다. 스타일 면에서도 모피아 출신 전임자들이 대체로 카리스마가 넘쳤다면, 현 정부 들어 CEO로 임용된 인사들은 비교적 조용하고 온화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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