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인터넷 커뮤니티 ‘클럽투스카니’에는 HID(고휘도방전)라이트를 판다며 돈만 받고 잠적한 수법으로 A(24) 씨에게 30만원의 사기를 당했다는 한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다음날 이 글에는 A 씨의 이름으로 댓글이 달렸다. “내가 A다. 이 글에 댓글을 단 사람을 모두 악플러로 신고하겠다. 나 경남 진해에 산다. 자신 있으면 잡으러 와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빌라 ○○○호에 산다”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A 씨에게 사기를 당한 다른 피해자들이 올린 피해 글에도 ‘잡을테면 나를 잡아봐’라는 내용의 댓글이 수차례 남겨지며 A 씨와 피해자들 사이에 공방전이 벌어졌다.
사기 피해자들은 ‘구글링(googlingㆍ구글로 검색하기)’ 등으로 A 씨의 신원을 추적해 이 게시판에 해당 댓글을 남긴 사람이 A 씨 본인이 맞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피해자들은 각자 거주지 인근 경찰서에 A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사건은 전남 장흥경찰서로 이관돼 수사에 들어갔다.
전남 장흥경찰서는 18일 구매대금만 받고 물품을 보내지 않은 수법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지난주 한차례 경찰서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며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에도 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나 잡아보던지’ 등 여러 차례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남겼다. 특히 피해자들에 따르면 A 씨는 최근에도 여자친구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중고물품 거래 카페 중고나라 등에서 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A 씨의 뻔뻔한 행동이 계속되자 분노한 일부 피해자들은 ‘오는 19일 A 씨의 집주소로 그를 잡으러 가겠다’는 내용의 글을 16일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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