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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자 “일본式 장기불황 우려…경제주체간 富의 격차 커”
뉴스종합| 2014-03-19 10:10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이주열 제25대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9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6년째 되는 지금도 세계경제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인사청문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에 대한 소견을 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진국 경제가 위기의 충격에서 조금식 벗어나곤 있지만 세계경제의 또 다른 축인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한풀 꺾이는 모습”이라며 “고도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내부적 불균형에 더해 양적완화 정책의 축소에서 비롯된 금융 불안이 신흥시장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경제활동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고 기업의 투자의욕이 살아나지 않아 성장잠재력이 낮아지는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도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또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눠지지 않아 산업간, 기업간, 개인간에 소득이나 부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며 “10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민간소비를 제약,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금리정책이나 부동산대책 등 제반 정책 운용에 있어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임하게 될 경우 ▷물가ㆍ금융 안정 ▷국민신뢰 확보 ▷통화정책 운용수단 확충 ▷글로벌 금융협력 지속 등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지금은 물가와 성장의 균형있는 조합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에는 금융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화정책의 요체는 경제주체들의 기대를 관리하는 데 있다”며 “소통을 통해 경제주체의 기대형성을 유도하고 그 결과를 점검해 정책방향을 조정하는 피드백 과정을 충실히 거치겠다”고 말했다. 현행 통화정책 운용수단에 대해선 충분히 유용한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중앙은행 총재의 덕목으론 ▷경제흐름을 내다보는 통찰력 ▷현실적합성이 높은 정책의 입안 능력 ▷옳다고 확신하는 바를 실천에 옮기는 결단력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안정성장을 이뤄나가는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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