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하나금융그룹의 한가족이 되면서 우리에겐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그룹 내 관계사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고 공동구매,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및 표준화 등 모두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로 한가족이란 인식을 더 높이기 위해 비전 전파와 공유에 힘쓰고 직원간 공동 행사와 연수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은행과 32년을 함께한 외환은행맨으로서 은행의 발전을 위해 제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 어떤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외환은행] |
그러면서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던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말을 인용, “그는 자신의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란 글귀를 써 붙여 놓았다”며 “이 글귀로 각오를 대신하겠다”고 했다.
하나금융이 김 행장을 선임한 것은 통합 속도를 내겠단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룹으로선 외환은행을 인수한지 벌써 2년이 됐지만, 해외법인(인도네시아) 한 곳을 통합한 것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띠는 성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의 첫 단추 격인 카드사업 합병(하나SK+외환)부터 지지부진한 상태다. 윤용로 전 행장이 조기 경질된 결정적 원인이 외환카드 분사에 반발하는 노조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데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룹은 김 행장이 외환은행의 ‘맏형’으로서 노조 등 통합 절차에 우려를 나타내는 직원들을 원만히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김 행장은 이날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노조, 직원들과 진솔히 머리를 맞대면 잘 풀어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카드 통합의 물리적 일정은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최근 정보유출 사태로 금융당국이 외환카드 분사 인허에 유보적으로 돌변함에 따라 연내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한편 그룹은 김 행장이 다양한 부문에의 경력을 살려 악회된 수익성 개선에도 적극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2012년 하나금융에 인수될 당시에는 외환은행의 실적이 하나은행보다 높았지만, 지난해엔 하나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나금융은 그 원인을 외환은행의 고(高)비용 구조와 오랜 투자 부재에서 찾고 있다.
김 행장은 이날 “현재 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위해 외국환 이익의 점유율 회복 등 비(非)이자이익의 획기적인 확대와 새로운 미래 수익원 발굴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을 강하게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