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크림 유물은 누구에게로… 한 네덜란드 박물관의 고민
뉴스종합| 2014-03-28 06:34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크림 지역 유물을 전시하던 한 네덜란드 박물관이 고민에 빠졌다. 기획 전시 기간이 끝나면 대여한 전시품을 러시아에 귀속된 크림 공화국에 돌려줘야 할 지, 우크라이나에 돌려줘야 할 지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알라 피어슨 박물관은 지난 2월부터 크림 지역 박물관으로부터 유물을 대여해 ‘크림: 흑해의 황금과 비밀’이란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 박물관은 5곳의 우크라이나 박물관으로부터 고대 보석과 갑옷 등을 대여했고 대여한 박물관들 중 4곳이 크림 지역 박물관이었다.

특별전은 오는 5월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알라 피어슨 박물관은 크림 지역 박물관으로부터 스키타이, 훈족들의 고대 황금 유물들을 대여해 전시하고 있다. [사진=알라 피어슨 박물관]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크림 공화국 합병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는 등 상황이 혼란해지자, 알라 피어슨 박물관의 야사 랑게 대변인은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오는 8월까지 특별전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전엔 우크라이나의 것이었지만 크림반도를 손에 넣은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있는 유물마저 채 가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고 예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올렉산드르 시크 우크라이나 내무부 차관은 24일 수도 키예프에서 있었던 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현재 해외에 대여 전시 중인 크림 지역 박물관들의 가치있는 전시품들을 무단으로 가져가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크 차관은 “크림 지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부 전시품들이 해외에서 전시되고 있는 중이며 러시아 당국은 크림 지역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곧장 보내게 만드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랑게 대변인은 이타르타스 통신에 “이 문제의 쟁점은 이 전시품들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 하는 점과 어떻게 반환되어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암스테르담 대학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외무부에 권고안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