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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식 김중수 총재 “통화정책 역할 기대 당연했지만…”
뉴스종합| 2014-03-31 17:11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31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위기는 많은 경우 여진을 불러온다”며 최근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는 추세를 보이지만 여진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같이 밝히고 구체적인 여진에 대해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신흥경제권의 특이 사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전염효과를 일으키면서 변동폭을 일으키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 총재는 또 한은이 ‘선진 일류’ 중앙은행으로 성장하려면 금융안정 책무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에 좀 더 확대된 금융안정 책무를 부과하는 것이 글로벌 추세에 더 적합한 중앙은행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안정 기능이 확대되면 영국처럼 금융정책위원회(FPC)와 통화정책위원회(MPC)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고, 그런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는 미국의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 같은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고민한 문제들도 언급했다. 예를 들면 “재정정책의 역할에 한계가 나타나면 통화정책이 더 적극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으나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논란이 국내외적으로 끊이지 않았다”, “금융안정의 의구심을 갖고서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의 원척적인 고민” 등의 발언들이다.

물가안정 목표제와 관련해서는 “목표제를 도입한 국가 중 이를 포기한 사례가 없다”며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 등을 근거로 “현실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 총재는 또 한은이 원화의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국제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선진 경제로 진입할 것인지가 금융 선진화에 달려 있다”며 “외환시장에서 시장 원칙에 적합한 과감한 조치들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이 앞으로도 정책과 시장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직원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총재는 “시장 담당 부서와 정책ㆍ조사ㆍ연구 담당 부서가 밀접하게 연계돼 종합적 시각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교육 훈련 제도도 확고하게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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