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기내난동 등 불안감에…남성승무원 ‘스튜어드’…하늘 탑승길 넓어지다
뉴스종합| 2014-04-04 11:59
지난달 찾은 서울 발산동의 호서직업전문학교. 2014년도 진에어 1차 신입 객실승무원으로 뽑힌 4명의 남자 승무원은 여자 동기와 함께 항공기 실물 모형(모크업ㆍmock up)에서 서비스 실습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약 45일 동안 비상 착수 훈련, 비상 탈출 훈련, 응급처치 등으로 구성된 강도 높은 안전 및 서비스 교육을 받고 ‘하늘 위의 신사’로 불리는 스튜어드로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남자 승무원은 매력적이지만 이 길을 걷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최근 남자 승무원의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채용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7개 국적 항공사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 승무원의 비율은 전체 승무원 수의 7.9%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8.7%(494명), 아시아나항공 5%(185명)로 대형 항공사의 남자 승무원 비율이 특히 낮다.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제주항공 12.5%(41명), 진에어 20%(45명), 에어부산 8.4%(21명), 이스타항공 8.5%(15명), 티웨이항공 10.7%(14명)로 평균 비율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남자 승무원을 채용할 때 항공사가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공인 영어 성적이나 자격증 등 기본 조건이 여성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최근 남자 승무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기내 난동이나 테러 우려 상황 등과 같은 특수 상황에서 남자 승무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의 교육교관이면서 현재 국제선에서 남자 객실승무원으로 활약 중인 조국현(35) 사무장은 “간혹 만취 승객이나 흡연을 하는 승객이 있을 경우 여성 승무원의 지시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때 남자 승무원이 나설 경우 곤란한 상황이 쉽게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자 객실승무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항공사들도 채용 기회를 점차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600명(정규직 500명, 시간선택제 근무자 100명)의 객실승무원을 선발하기 위해 3회의 공개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중 1회는 남자 승무원 선발만을 위한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각각 50명 내외의 인원을 채용할 계획인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은 전체 인원의 20%를 남자 객실승무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며, 40여명을 선발하는 에어부산은 전체 인원의 약 10%를 남자 객실승무원으로 뽑는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남자 객실승무원 채용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은 항공사별로 유사한 점이 많다. 외국인을 많이 만나는 직업인 만큼 일정 점수 이상의 토익(TOEIC) 성적이 반드시 필요하며, 제2외국어(일본어ㆍ중국어)에 능통한 사람은 채용 시 우대받을 수 있다. 또 전문학사 이상의 학위를 보유해야 하며, 신장 162㎝ 이상, 교정시력 1.0 이상이라면 남녀 구분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