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러産 가스 못끊겠네…딜레마에 빠진 유럽
뉴스종합| 2014-04-04 11:32
‘러시아 천연가스는 마약?’

유럽이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지만 이를 낮출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유럽 스스로 러시아 에너지 수입의 젖을 떼야한다. 크렘린은 이를 정치 무기로 활용하는 것을 그만둬야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 러시아는 보란듯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가를 80% 이상 올렸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브냐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대륙이 러시아 가스에 위험하게 중독됐다. 끊으려면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중독을 끊는 일은 ‘헤라클레스 일(무지막지하게 어려운 일)’이라고 비유했다.

실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지난해 유럽에 수출한 천연가스는 1550억㎡로, 유럽 전체 수요의 31%에 달했다.

FT에 따르면 핀란드, 발트3국, 체코, 불가리아가 지난해 수입한 가스는 100% 러시아산이었다. 폴란드 80%, 슬로바키아 99.5%, 오스트리아 71%, 그리스 59.5% 등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도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다.

문제는 이같은 의존도를 낮출 수 없다는데 있다. 번스타인연구소는 유럽이 150억㎥의 주거용 및 산업용 가스 수요를 줄일 경우, 2150억달러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에너지 비용이 370억달러 상승하며, 결국 1인당 160달러씩 가격인상이 초래된다고 추산했다.

게다가 유럽은 법적으로도 러시아에 묶여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유럽과 약 1200억㎡ 규모로 ‘의무인수계약’을 맺고 있다. 이는 2020년까지 유효하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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