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당국 동부그룹 임원 불러 “구조조정 서둘러라” 강력 촉구
뉴스종합| 2014-04-07 08:36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채권단에 이어 금융당국이 동부그룹에 신속한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지난해 11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동부그룹이 자산매각 등 자구책 실행에 머뭇거리면서 금융시장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그룹 고위 임원들을 호출해 자구계획안을 조속히 이행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 말에도 동부 임원들을 불러 같은 내용을 주문한 바 있다. 금감원이 특정 대기업 임원들을 두 차례나 소환해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동부그룹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이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사장과 부사장에게 동부그룹을 둘러싼 금융시장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자구계획 이행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빨리 보이라고 요구했다. 이는 동부그룹이 조속한 시일 내 자산매각을 하지 않으면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이번 금감원의 조치는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지연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3일 채권단 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동부그룹의 자구계획 이행 지연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김준기 회장의 경영권까지 정조준했다.

금감원은 이날 동부그룹이 산업은행에 핵심 자산 매각을 위임한 만큼 주채권 은행의 결정에 따르고 개별 행동을 자제하라고 그룹측에 주문했다. 계열사 직원까지 동원해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현재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포스코에 매각하라고 동부그룹에 요청하고 있으나 동부는 다른 매수자들이 많다며 제한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제값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인수 제안을 받았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지분 20~30%를 사고 나머지 70~80%는 산은이 투자하는 방안이다.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포스코가 우선매수협상권을 갖는 내용이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에 700억원대 유상증자를 하면서 계열사 직원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동부그룹은 강제성이 없다고 하지만 계열사 직원들은 부서장까지 나서 유상증자 참여를 확인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단은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발표 계획을 믿고 대출금 회수를 자제하고 브릿지론 등으로 1조원 가량을 지원했다”면서 “그러나 동부그룹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한 게 없어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놓으면서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현재까지 매각한 업체는 동부익스프레스 뿐이다.

hhj6386@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