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비바 월드컵?…브라질 경제의 두얼굴
뉴스종합| 2014-04-07 11:47
증시 13% 급등…GDP 전망은 빨간불
월드컵 특수 · 10월 대선 기대감 속
허구의 ‘매트릭스 경제’ 해석도


‘브라질 경제, 비바(vivaㆍ만세) 월드컵(?)’

브라질 시장이 온갖 악재를 뚫고 랠리를 펼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 강등, 정정 불안, 살인적인 물가 등 암울한 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역설적으로 큰 폭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월드컵 특수’ 기대감이라는 분석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매트릭스 경제’란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 곳곳 경고음=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경제의 ‘매트릭스’가 종말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10월 재선을 노리고 있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2012년 7.2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4월 이후 9차례 연속 인상돼 2일엔 11%로 상향 조정됐다. 현재 5.9%에 달하고 있는 물가인상률이 연내 6.3%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경제 성장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브라질의 GDP 성장률은 2%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호세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0년만 해도 7.5% 고공 행진했지만 5년 만에 저성장 국면으로 돌아온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성장 둔화, 정부 부채 증가 및 대외지표 악화 등을 이유로 최근 브라질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와 피치는 10월 대선 이후 신용등급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월드컵 경제효과가 111억달러에 그쳐,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브라질 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금융시장은 역설적 랠리=암울한 경제지표에도 불구, 금융시장은 최근 동반 약진하고 있다. 브라질 증시 벤치마크인 보베스파 지수는 전주말 51081.78을 기록, 최근 15거래일 동안 무려 13.2% 급등했다.

헤알화 가치도 상승세(환율 하락)로 돌아섰다. 달러대비 헤알화 가치는 지난 2월 3일 2.4403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전주말 달러당 2.2358헤알까지 치솟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헤알화 가치는 올 들어 6.8%, 저점 대비 9.15% 상승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장에선 ‘역설적 랠리’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됨에 따라 이뤄진 상승장이 아니라, 경제 외적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과 10월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 우마니타 인베스티멘토스의 프레데리코 메즈닉 파트너는 로이터 통신에 “(경제)상황이 나빠질수록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호세프 정부가 재선에 패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6월 개최되는 월드컵이 경제지표 반전의 기회가 될 것이란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스포츠이벤트인 월드컵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인파가 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침체된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월드컵 뿐 아니라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대적 인프라 투자가 이뤄져, 건설시장 연간 규모는 2150억달러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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