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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간 ‘함께하는 경쟁’ 해야 상생”
뉴스종합| 2014-04-10 11:07
기업가정신 · 인프라 · 노하우 등
서로 공유하면 시너지 창출
투자할 기업 선택기준은 ‘사람’
매달 ‘CEO 데이’ 네트워크 공유


“네트워크의 힘은 투자 과정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됩니다. IT 스타트업(Start-Up)끼리 기업가 정신, 인적 인프라, 노하우 등을 함께 공유한다면 더 큰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변화, 혁신이 강조되고 있는 IT업계에서 스타트업의 생멸(生滅)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성공신화’를 꿈꾸며 호기롭게 등장했다가도 ‘반짝’하고는 사라지는 스타트업들이 많은 것은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모바일, 게임 등 주로 IT 분야의 스타트업(Start-Up)에 투자를 하는 케이큐브벤처스(케이큐브) 임지훈 대표는 스타트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데는 ‘돈’보다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강조한다. 성공하는 창업을 위해서는 ‘고독한 경쟁’보다는 ‘함께하는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업은 흔히 외로운 싸움이라고 하지만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부족한 점을 간접 경험을 통해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끼리 서로 배우고, 도울 수 있는 장(場)을 펼쳐주는 것 또한 벤처캐피탈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죠.”

임 대표는 카이스트 재학시절부터 대학 졸업 이후까지 NHN(현 네이버)과 소프트뱅크 등 업계를 주름잡는 IT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현장을 경험했다. 이 후 보스톤컨설팅그룹에서 컨설팅 업무를 했고 IT 투자에 관심을 갖고 벤처캐피탈을 시작했다. 대부분은 “한국은 투자환경이 실리콘밸리와는 다르다”며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임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의기투합해 “그렇다면 기존의 투자방식을 벗어나 한국에 없는 벤처캐피탈을 해보겠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나섰다.

그는 “케이큐브의 목표는 단순한 투자회사로 성공하는 게 아니다. 궁극적으로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한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가 자신의 상생론을 설명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지난 2012년 6월 이래 매월 꾸준히 ‘케이큐브 CEO 데이’ 개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케이큐브는 스타트업 CEO들은 물론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고민과 노하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돈만 부족한 것이 아니에요. 전문가 네트워크나 위기관리 등 다양한 어려움과 도움이 필요하죠. 그걸 해결하는 과정에, 케이큐브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줄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자신의 노하우와 경험치를 공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임 대표는 “CEO 데이는 항상 새벽까지 이어질 정도로 관심과 열기속에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투자할 기업을 선택할 때 ‘사람’을 가장 먼저 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케이큐브는 단순히 트렌드만 좇기 바쁜 스타트업 보다는,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수 있고 사회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한다. 임 대표는 “비슷한 가치관, 같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CEO 데이가 지속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해외 진출 노하우, 좋은 인재 채용 노하우 등을 주제로 스타트업 간 활발한 정보교류는 물론 전문가 등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효과도 보고 있다.

임 대표는 사용자의 취향에 꼭 맞는 영화를 추천하는 서비스 ‘왓챠’를 그 예로 들었다.

“‘왓챠는 왜 전 국민이 똑같은 포털사이트에서 똑같은 정보만 얻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프로그램스라는 스타트업이 시작한 서비스인데, 일본 진출시 창구역할을 해 줄만한 분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당시 일본 야후 본부장과의 연결을 통해 해외 시장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임 대표는 케이큐브가 스타트업 ‘상생’의 아지트가 되길 바란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몰두하면 소탐대실 하기가 쉽다고 생각해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케이큐브를 포함해 존경받는 스타트업이 더 많이 생겨날 수 있다면 IT 업계가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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