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철의 여인’ 공기업 CEO 발탁…伊 렌치 총리의 ‘파격 실험’
뉴스종합| 2014-04-16 11:04
석유가스공사 에니 회장에 발탁된 엠마 마르세가글리아
이탈리아 공화정 사상 최연소 총리인 마테오 렌치(39) 총리가 ‘이탈리아 철의 여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기업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렌치 총리는 4대 공기업 경영진을 물갈이하면서 여성 3명을 회장과 이사 등 최고경영층에 앉혔다.

앞서 렌치 총리는 지난 2월 조각 때 외무부, 국방부 등 요직을 비롯해 장관직 절반에 여성을 기용해 여성의 지지를 끌어냈다.

렌치 총리는 전 날 전력공사 에넬(Enel), 석유가스공사 에니(Eni), 군수업체 핀메카니카, 우정공사 포스테 등 4개사의 경영진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최대 기업인 에니 회장에 철강기업 마르세가글리아그룹의 오너경영인 엠마 마르세가글리아(49) 회장을 전격 발탁한 인사가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철의 여인’로 불리는 마르세가글리아 회장은 마리오 몬티 전 총리 시절에 장관 물망에 올랐었고, 최근까지 이탈리아 재계를 대표하는 경영자협회 회장, 유럽 경제인들 모임인 ‘비즈니스유럽’의 대표를 지냈다.

렌치 총리는 또 에니 신임 CEO에 석유 베테랑 데스칼찌 클라우디오(59)를 내부 승진시키고 , 에넬 신임 CEO에 GE, 알스톰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핵공학자 출신 프란체스코 사타리체 (58)를 영입했다. 포스테 CEO에는 영국 케이블앤와이어리스 CEO를 지낸 전기공학자 출신 프란체스코 차이오(57)를 임명했다.

또 에니에서 10년간 CEO를 지낸 파올로 스카로니가 비상임 회장으로 물러났다.

공기업 개혁은 젊은 신임 총리의 개혁 추진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렌치 총리는 공기업의 경영과 투명성 수준을 끌어올려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에선 금융위기 이후 지난 5년간 기업 대출이 얼어붙으면서, 특히 내수기업들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더욱 목을 매고 있다. 이미 에니와 에넬 주식 일부는 중국인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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