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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잡고 朴정부 ‘힘’ 싣고…與 아슬아슬한 줄타기
뉴스종합| 2014-05-07 11:08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세월호 참사 이후 새누리당이 ‘성난 민심’과 ‘청와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국회가 제일 큰 책임” “사죄의 심정으로 하루하루 보낸다”면서 연신 몸을 낮추면서도, 세월호 참사 책임 규명을 위한 특검과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한 야권을 향해서는 “정치 공세”라며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1주일이 지난 지난달 말부터 새누리당은 “추경을 해서라도 (안전) 취약지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치인부터 뼈를 깎는 자성과 속죄의 길을 걸어야 한다”면서 연신 정치인의 자성과 반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한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불거진 ‘정부 책임론’에 대해서는 야권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날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은) 정략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려는 정치 공세에만 골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고, 앞서 홍문종 사무총장은 “일각의 ‘대통령 하야’ 요구를 야권 인사들이 국민적 어려움을 정략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지하철 2호선 충돌 사고와 관련해 일제히 “안전에 대한 개념이 없다”며 박원순 서울시장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한 여권 인사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선 몸을 수그리면서도 박근혜정부를 향한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차단막을 친 데는, 민심이반에 따른 여권의 지지율 하락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안 된다는 복잡한 속내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다가는 집권 2년도 안 된 박근혜정부의 차후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무능하게 대처한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면서도 “여권의 지지율 하락세가 장기화 될 경우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은 방향을 잃고 침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각의 여론조사를 보면 세월호 침몰 사건 직후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4~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가 41.2%로 지난 2월(29.8%)과 비교해 11.4% 포인트나 올랐고, CBS와 포커스컴퍼니가 지난 2일과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가 61.1%에 이르렀다.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2주 전 대비 6% 포인트(한국갤럽) 빠졌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여권이 야권의 공세에 대응하면서도 반사적으로 현 정권에 힘을 얼마나 넣어줄 수 있는지, 성난 민심을 얼마나 달랠 수 있는지에 따라 지지율 하락 국면이 일시적인 현상이 될 지 장기적인 현상이 될 지 결정된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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