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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세월호 희생자 부모, 삶과 죽음 기로에 있어… 2차 피해 진행중”
뉴스종합| 2014-05-13 10:20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상처가 있으면 치료를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상처에 뜨거운 물을 부어버리면 치료가 더 힘들어져요.”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당 차원의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1주일 간 안산과 진도를 직접 방문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의 꺼낸 첫 마디였다. 신 의원은 한 지역사회의 어린 학생들을 300명 가까이 죽음으로 몰아간 세월호 침몰 사건의 또다른 당사자인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에 대한 정신적 치료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때를 놓치면 영영 돌이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진도 팽목항에서 시신을 확인하는 절차가 희생자 가족으로 하여금 “가장 충격적이고 끔찍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 가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스트레스는 아동정신과 전문의인 그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신의진의원.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의사 출신으로 새누리당의 세월호대책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 의원은 그간 활동한 기억의 한자락을 이렇게 표현했다. “해경 관계자가 시신의 일부 특징들을 얘기하면 대여섯 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임시 천막으로 몰려와요. 그리고 다 같이 시신을 확인하죠. 흐느끼는 소리가 천막 밖으로 새어 나오면 밖에 있던 다른 가족들이 울기 시작하셔요. 이 분들은 전쟁터에 계신 거예요. 자식을 잃고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희생자 가족은 지금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 계신 거예요.”

신 의원은 “현장에 가보니 대한민국이 재난에 대해서 세세하고 전문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걸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구조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도 집단으로 모아놓고 치료를 할 게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가 개별적으로 1대 1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소아정신과 전문의, 소아ㆍ청소년 치료 경험이 풍부한 1급 임상심리학자 1-2인이 짝을 맺고 장기적으로 학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권고를 했는데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간 협업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와중에도 나타나는 부처 간 칸막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새누리당 신의진의원.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이에 신 의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에 ‘정신적 응급’도 포함시켜 응급 정신의학 개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대책 여러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하드웨어인 시스템만 만들어 놓고 예산을 다 써버릴까봐 걱정이다. 시스템 안에 어떤 프로그램을 속속 채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보다 더 세심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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