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우크라 철강 재벌, 친러 분리주의 민병대 자금줄?
뉴스종합| 2014-05-14 11:10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 7명이 친러시아 민병대의 매복공격에 사망하면서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1위 철강회사 메틴베스트가 동부 분리주의 사태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메틴베스트는 도네츠크주(州)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지역 경찰에 맞설 민병대를 조직했다. 메틴베스트는 수도 키예프의 과도정부에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 군과 무장 조직은 즉각 마리우폴을 떠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메틴베스트의 최대주주는 자산 128억달러(13조816억원)를 보유한 올리가르히 리나트 아흐메토프<사진>다.

아흐메토프 자신은 조국의 통일과 분리주의자의 철수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친서방 세력에 의해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친분이 깊었던 터라 민병대의 자금줄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분리세력 지도자 파벨 구바레프는 지난 12일 러시아 정부관보 로시스카야 가제타와의 인터뷰에서 분리주의 운동가 3분의 2 가량이 아흐메토프로부터 ‘위로금’ 차원의 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키예프포스트에 따르면 아흐메토프는 즉각 성명을 내고 “나는 누구도 매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그들을 설득해왔다. 지금까지 3분의 2를 설득했다고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겠다”고 항변해 분리주의 세력과의 연루를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분리주의 세력간 친분설이 제기되면서 동부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그의 역할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앤더스 애스룬드 선임연구원은 “아흐메토프가 어느 한편에 가담하기로 결정한다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했다.

석유시장의 큰 손이자 우크라이나 3위의 갑부 이고르 콜로모이스키는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주지사로 임명된 뒤 무기 거래와 정보 수집에 돈을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분리주의 운동을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흐메토프가 콜로모이스키의 성공모델을 따라 도네츠크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지숙/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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