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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 홍차 팔던 모디, 12억 인도의 미래 짊어지다
헤럴드경제| 2014-05-19 11:05
“인도의 승리였다.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최근 치러진 인도 총선에서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이 압승을 거두자 BJP의 지도자인 나렌드라 모디(63) 차기 총리가 인도 국민에게 한 말이다. 그는 “12억5000만명의 국민을 위해 몸을 바칠 것이며 ‘빛나는 인도’를 위해 전 세력을 아우르는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경제를 회생시켜 줄 것이란 국민들의 기대감속에 향후 인도를 이끌어나갈 모디는 거리에서 인도식 홍차 ‘차이’를 팔던 하층민 출신이다.

카스트 신분제 하위계급 ‘간치(상인)’의 식료품 잡화상 집안에서 태어난 모디는 어린 시절부터 부친을 도와 기차역에서 차이를 팔았다. 18세가 되자 부모 중매로 결혼했지만 곧 헤어졌다. 이후 모디는 2년 넘도록 인도 전역을 떠돌아다닌 뒤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차이를 팔았다. 

10대 시절부터 힌두 국수주의 단체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모디는 민족봉사단(RSS)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정치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 단체를 배경으로 탄생한 인도국민당에서 선거전략을 구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면서 델리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구자라트대학에서 정치학 석사를 마쳤다. 

지난 2001년 구자라트 주총리 선거에 나서 당선된 후 3차례나 연임에 성공하며 당의 핵임인물로 떠올랐다.

모디는 주총리로서 자신의 고향인 구자라트를 눈부신 성장으로 이끌었다. 모디가 주총리를 역임하는 동안 구자라트의 성장률은 평균 13.4%를 기록, 같은 기간 인도 전체 평균의 7.8%를 크게 앞질렀다.

구자라트 주총리로서 그는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인도를 이끄는 총리가 되어서도 이같은 성공이 계속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넘어야할 산이 많기때문이다. 일단 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2003~2011년 평균 8% 이상이었던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근 4%대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몇년 동안 10%대에 이른다.

이에따라 투자유치를 통해 제조업을 육성하고 인프라를 확충, 성장률을 회생시키겠다는 ‘모디노믹스’(Modinomics)’가 주목을 받고있다.

또한 모디가 강경한 힌두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이슬람 세력과 공생할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인도를 ‘좋은 날’로 이끌기 위해선 모디는 성과를 보여줘야한다. 그것도 즉각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다시 빠르게 실망하고 돌아설 것이 분명하다.

21일 새정부 출범을 앞둔 모디가 경제회생과 부채척결을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개혁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영서 기자/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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