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인도 국민차 ‘앰비’…역사속으로
뉴스종합| 2014-05-27 11:27
고전적인 둥근 외관, 넓은 벤치 모양의 좌석, 상류사회의 상징이었던 인도의 국민차 ‘앰비’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인도 내에서 생산된 최초의 승용차인 ‘앰비’ 앰배서더<사진>는 그동안 판매량 하락과 더불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제조사인 힌두스탄모터스는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힌두스탄모터스 측은 앰배서더의 판매량 저조와 회사의 부채 때문에 인도 서부 벵갈 지역에 위치한 공장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1957년 영국의 차량 모델인 모리스 옥스포드를 기반으로 만든 앰배서더는 사회적 상징이자 인도 자주 경제의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앰배서더는 과거 정부 고위관료들이 선호했던 모델이었고, 그 영향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다. 한편에선 택시로도 널리 사용되며 대중에게 친숙한 모델이었다. 뉴델리 소재 브랜드 전문가로 1980년대에 첫 차량으로 앰배서더를 구매한 수헬 세스는 FT에 “차량 생산 중단 소식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슬픈 날 중 하나”라며 “독립 이후 인도 사회환경과 함께한 일부였다”고 말했다. 세스는 “최근까지도 흰색 앰배서더를 타고 5성급 호텔에 들어서면 도어맨이 BMW에 탑승한 것보다 더 재빠르게 문을 연다는 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앰배서더는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인도 경제는 급성장했고 운전자들의 취향과 교통 환경도 바뀌어갔다.

앰배서더의 판매량 감소는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일본 스즈키사의 인도 현지 자회사 마루티스즈키가 스즈키 800 모델을 기반으로 만든 마루티 800을 더 값싼 가격에 공급했고 크게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다른 제조사들의 차량들이 속속 진출했다. 지난 2년 동안 경제 성장이 저하되면서 인도 자동차 시장도 어려움을 겪었다. 판매량은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힌두스탄모터스의 앰배서더 판매량은 2200대에 불과했다. 차량의 성능도 점차 경쟁력을 잃어갔다. 일부 차량 전문가들은 현가장치나 브레이크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힌두스탄모터스는 1942년 설립된 업체로 1980년대까지 인도 자동차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세계 시장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제너럴모터스(GM)과 미쓰비시 등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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