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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ㆍ카카오 합병, 텐센트는 아군 or 적군?
뉴스종합| 2014-05-28 09:54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국내 원조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메신저 선두주자 카카오가 통합법인 다음카카오 출범을 선언하면서 카카오의 2대주주인 ‘텐센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챗’으로 중국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텐센트가 향후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카카오에 아군이 될지, 적군이 될지 미지수라는 시선 때문이다.

텐센트는 현재 지분 13.3%를 보유한 카카오의 2대 주주다. 오는 10월 다음카카오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는 9.9%의 지분을 확보해 김범수 의장(39.8%)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웅 다음 대표(3.4%)보다도 지분이 높다.

다음은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치면서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혀 통합법인에서도 텐센트의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26일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합병 과정에서 텐센트와도 충분한 의사소통을 했다”면서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 성장한 국내 기업도 다수다. (중국 자본에 대해)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텐센트는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로 거기에 합당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오히려 합병 등 여러 정책에 대해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앞으로도 이사회 멤버인 텐센트가 통합법인 다음카카오의 글로벌 전략에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내보인 셈이다.

하지만 다음카카오 출범이후 카카오톡의 해외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면 텐센트가 견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텐센트는 가입자 4억 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필두로 중국 등 해외 메신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도할 경우 위챗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텐센트가 장기적인 판단을 했을 공산이 높다고 보고 있다. 텐센트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투자액의 6배에 달하는 4083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투자수익을 챙기고 장기적으로는 한국 인터넷 업계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 합병에 찬성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당장 중국에 진출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 이외에도 많은 시장이 있기 때문에 텐센트와 갈등을 일으키는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위챗과의 제휴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는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 글로벌 진출 시기를 앞당기는 것에 우선 순위를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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