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식량가격지수 4개월간 4%↑
실제로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 지수는 올들어 4개월 동안 4% 올랐다. 이는 2012년 8월 이후의 1년 반 가량 이어진 가격 하향세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식량별로 보면 밀과 옥수수가 각각 18%, 12% 뛰었다. 설탕 13%, 대두유 6%, 기타 가격은 7% 올랐다.
중국 수요 증가, 미국 가뭄, 엘니뇨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태국 사태 등이 농산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밀과 옥수수 가격이 무려 37%, 73%씩 폭등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6위의 밀 수출국이자 세계 3위의 옥수수 수출국이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이 지금까지 수출에 지장을 주진 않았지만 앞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생산량과 교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톰슨로이터 전망을 인용,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를 아우르는 흑해 지역의 작황이 계속되는 건조한 날씨 탓에 더 악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통 밀 수확은 6~7월에 이뤄지는데 볼가강과 우랄강 유역의 건조한 날씨가 걱정된다는 것이다. FT는 “2010년에 러시아는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 뒤 곡물 수출을 금지해 세계 밀 시장에 대혼란을 불렀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환태평양 지역에 폭우와 극심한 가뭄을 불러오는 엘니뇨 위험도 점차 무게를 더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 국제기후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8월 엘니뇨가 발발할 확률은 70%, 10월에는 75~80%로 상당히 높다.
프랑스 금융회사 소시에테제너럴의 마크 케넌 상품전략가는 “설탕, 면화, 카카오 가격은 날씨 ‘충격’을 받으면 한달 내 대략 1%씩 즉각적으로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소시에테제너럴은 상반기 설탕 가격 전망을 중립에 맞췄지만, 하반기에는 강세를 예상하고 있다. 만일 엘니뇨가 현실화되면 7월부터 12월까지 설탕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너럴은 엘니뇨 지수를 활용할 경우, 작년 12월 이후 두배 가격이 된 아라비카 원두는 ‘날씨 충격’ 이후에는 하락을 하더라도 약 9개월간은 엘니뇨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프리카 지역 은행인 에코뱅크는 카카오 가격이 올해 기록적으로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현 가격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