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같은 초ㆍ재선인데…여당에선 ‘귀하신 몸’, 야당에선 ‘껄끄러운 식구’
뉴스종합| 2014-06-12 10:15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지방선거 이후 여야 초ㆍ재선 의원들의 존재감이 각기 다른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다. 전당대회를 한달 정도 앞둔 새누리당의 경우 당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초ㆍ재선 의원들은 당권에 도전한 후보들로부터 가장 중요한 ‘유권자’로 부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초ㆍ재선 의원들은 지방선거를 ‘실패’로 규정하고, 당의 세대교체를 요구하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149명의 새누리당 의원 중 초ㆍ재선 의원은 115명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초선 의원만 해도 79명으로 전체 의원수의 절반 이상이다.

다음달 14일로 잡힌 전당대회를 겨냥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로선 높은 비중의 초ㆍ재선 의원들로부터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김무성 의원의 경우 출마 선언 전부터 꾸준히 초ㆍ재선 의원들과 교류하며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왔다. 복수의 초선 의원들은 “김 의원과 공연도 보고 식사하는 자리를 통해 김 의원의 정치철학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선 출신으로 당권에 도전한 김상민 의원은 사실상 박근혜정부 1기의 실패를 강조하며 당내 혁신을 주장하는 초ㆍ재선 의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내 초ㆍ재선 의원들은 “전당대회에서 초재선 의원들이 확실한 캐스팅보트”라며 초ㆍ재선 표의 향방에 당대표가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도 일부 초ㆍ재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여 지도부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22명의 초ㆍ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모임 ‘더 좋은 미래’는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지도부가 공천과정, 조직정비, 의제설정 모두에서 실패했다”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모임 소속 우상호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 담론은 정치 혁신의 희망을 키우기보다, 내부 공천 잡음을 장기화했다. 대표적인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식 의원도 12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앞으로 일정한 수준에 있어 세대교체를 통해 당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줘야 된다”며 내년 3월에 있을 전당대회를 통해 세력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당내 초ㆍ재선 의원들의 내부비판이 이어지자 지도부단에서는 내심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거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과정이지만 팩트를 제대로 봐야 한다”며 “충청과 강원에서 이긴 데에는 지도부 공이 크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기면 후보 덕이고 지면 지도부 탓이라는 시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판하더라도 건전하게 해야지 대표를 거론하면서까지 흠집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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