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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x파일] 에이스생명 이영호號 독선(?)경영 찬바람…임원 절반상당 물갈이
뉴스종합| 2014-06-12 11:38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지난 4월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영호 ACE생명보험(사진, 이하 에이스생명) 사장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임한지 두달만에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기존 임원의 절반상당이 짐을 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수년간 라이나생명을 경영해 본 이 사장이 조직 슬림화를 통한 내실을 꾀한 후 라이나생명 처럼 TM전문 보험사로 전환하기 위한 실험에 나선 것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업무파악도 제대로 안된 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대대적인 임원정리에 나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로열티 하락 등 조직력을 와해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에이스생명은 최근 대외 홍보업무를 맡아온 PR팀을 전격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마케팅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CMO 조직을 신설, 대표이사가 직접 겸직하도록 했다. CMO는 전 영업채널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곳으로, 산하에 컨슈머 챔피언팀, CVM팀, 이노베이션팀, 경영개선팀을 신설했다. 대신 기존 마케팅 및 PR담당 임원인 K 상무를 전격 경질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사장이 대외홍보 업무가 필요없다는 판단에 PR팀을 해체하고, 담당 임원을 경질한 것으로 안다”며 “마케팅 업무도 이 사장이 맡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CEO 직속으로 ’e-Commerce‘팀을 신설, 소셜 미디어 등을 활용,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한편 사이버 공간에서 확보한 고객을 통해 방카, 에이전시, DM과 연계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 TM과 DM업무를 총괄해왔던 H상무가 전격 경질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이 업무를 본인이 직접 챙기면서 담당임원들의 롤(역할)이 없어졌다며 이들에게 사표를 받았다”며 “앞서 영업을 총괄했던 C본부장도 사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대표이사가 전권을 쥐고 독선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 신규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에이전시(대리점) 조직도 신설했다. 이를 위해 GA영업개발팀을 신설하는 한편 대면채널 영업방식을 접목, 활용방안 개발업무를 전담할 신채널영업개발팀을 새로 만들었다. 영업교육팀의 인력도 2배로 늘리는 등 영업역량 강화에도 초점을 두었다. 또 상품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마케팅으로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CMO산하 상품개발팀을 상품기획팀과 상품개발팀으로 확대하고, 경영성과 개선을 위해 경영개선팀도 신설, 산하에 두도록 했다.

보험계약 유지율 개선을 위해 유정식 부사장(COO) 산하에 유지율 개선 프로젝트 테스크포스팀을 설치하고, 중장기 성과 새선프로젝트 조직을 두도록 했다. 아울러 채권관리 및 회수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에이전트 서비스팀의 ’claw-back‘ 기능을 운영지원팀으로 이관했다. 영업채널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CFO 산하에 신사업지원팀도 신설했다. 이밖에도 방카슈랑스팀을 방카슈랑스 영업팀으로, DM팀을 DM영업팀으로 명칭 변경하는 등 영업 중심 기능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권은 사장 고유의 권한이나 담당임원을 비롯해 전 조직원들과 호흡을 같이 할때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시너지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를 대표이사 혼자 경영하려는 의도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문국 사장이 ING생명 사장으로 이동, 중도 하차한데 이어 박주민 부사장도 메트라이프생명으로 전격 이직하는 등 단시간동안 임직원들이 받은 충격이 컸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취임한지 두달도 채 안된 이 사장이 임원들에 대한 대거 정리작업에 나선건 공포경영으로 받아들여져 조직내 불안감만 더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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