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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월드컵] 손흥민 ‘어부바 트래핑’…재수 아닌 기술
엔터테인먼트| 2014-06-24 09:11
[헤럴드생생뉴스=기영도 객원리포터]홍명보호 월드컵 대표팀 에이스인 ‘손세이셔널’ 손흥민(22ㆍ레버쿠젠)이 첫 골을 작성하며 보여준 ‘어부바 트래핑’. 이 기술의 정체를 의문시하는 시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크로스된 공이 운 좋게 손흥민의 등에 맞아 그라운드에 떨어졌고, 이 것이 행운의 골이 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온전히 손흥민의 기술로 만들어진 득점이 아니라고 보는 게 이런 시각을 지닌 이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축구 전문가들은 축구 기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착각 또는 오해라고 일축하고 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첫 골을 넣고 두 번째 골 과정에 기여하는 등 맹활약했다. 이런 손흥민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경기에서 패한 한국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손흥민은 후반 5분 후방에서 기성용이 한번에 알제리 문전으로 높게 올린 볼을 손흥민이 등으로 트래핑한 뒤 왼쪽으로 한 차례 페인팅을 준 뒤 오른쪽으로 돌면서 왼발 슛을 했다. 정확하게 굴린 공은 정확히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통과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같이 패스를 넘겨 받아 골을 넣기까지 일련의 동작들 하나하나가 완벽한 고급 기술이었으며, 그러한 기술의 조합으로 만든 놀라운 골이었다고 축구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반면 축구를 즐겨보지 않는 이들의 눈에는 이러한 동작들이 대체로 생소해 ‘재수’로 오해할 수도 있는 면이 있긴 하다. 공이 우연히 손흥민의 등을 맞고 바운드 됐고, 이 공이 어디 떨어져 있는지 몰라 손흥민이 우왕좌왕 몸을 틀며 허둥지둥하다가 공을 발견한 뒤 슛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고 보면 오해가 풀린다. 우선 어부바 트래핑은 수비수의 시야를 가리고 타이밍을 뺏기 위한 교란책이었다. 가슴이나 다리가 아닌 몸의 후면인 등으로 트래핑하지 말란 법은 없다.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리그 경기에서 ‘등 패스’ ‘등 트래핑 이후 슈팅’ 등을 가끔씩 시도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몸을 먼저 왼쪽으로 돌렸다 다시 시계방향으로 돌아선 것은 달라붙은 수비수들과 간격을 벌리기 위해서였다. 또한 왼발로 차게 된 상황에서 반대편 골포스트보다는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를 노리는 것이 오히려 확률이 높다.

손흥민은 해당 경기 활약으로 영국 축구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양팀 선수 중 최고 평점인 8.8점(10점 만점)을 받았다.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로 뽑힌 알제리의 공격수 이슬람 슬라미니의 8.7점보다 높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양팀 대부분의 선수에게 평점 5~6점(10점 만점)을 매겼지만 손흥민에게는 7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1무1패로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도 “아직 16강 희망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3차전 벨기에 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nanakaseyashi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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