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스포츠
[2014 월드컵] ‘MB코드 엔트리’ 이번엔?
엔터테인먼트| 2014-06-24 11:00
1·2차전 ‘홍명보의 아이들’ 중용…박주영·지동원…주전 대부분 해외파
국내파 필드플레이어는 단 3명뿐…홍감독 원칙깬 ‘의리축구’ 논란 확산
외신·국내언론 수위높은 조롱·비판…27일 벨기에전 선발명단 관심 집중


‘원팀, 원스피릿, 원골’. 홍명보(45)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을 맡으면서 내건 야심찬 슬로건이다. 홍 감독은 하나된 팀을 강조하며 자신이 요구하는 원칙을 충족하는 선수들만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파에 지나친 수혜를 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는 순간 더이상 홍명보의 원칙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부작용은 경기에서 드러나고 있다.

▶해외파 맹신 홍명보호… 국내파가 더 나았다=현재 홍명보호에 승선한 23명의 엔트리에서 골키퍼 3명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중 이근호(29ㆍ상주 상무), 김신욱(26ㆍ울산 현대), 이용(28ㆍ울산 현대) 단 3명만이 국내파다. 이근호와 김신욱의 경우 선발 라인업에 들지는 못했지만 교체 출전한 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이근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전에서 승점 1점을 대표팀에 안기는 골을 성공시켰고 23일 알제리전에서는 실날같은 불씨를 살리는 만회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김신욱 역시 알제리전에 교체출전해 공중전을 제압하면서 좀처럼 풀지 못했던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했다. 이처럼 국내파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만 홍명보 감독은 이들의 선정 및 기용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 감독은 이들 국내파를 기용하기보다 해외파를 우선시 하고 있다. 지금 국가대표팀 엔트리는 흔히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선수들이 득실댄다. 구자철(25ㆍ마인츠) 김영권(24ㆍ광저우 에버그란데)윤석영(24ㆍQPR) 등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홍명보 감독과 주로 함께한 선수들이다. 현재 ‘홍명보의 아이들’ 대부분은 국내 K리그가 아닌 해외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역대 최대규모로 선발된 해외파 17명 중에는 소속팀에서 출전조차하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주영(29), 지동원(23ㆍ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주영의 경우 지난 3년간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다. 윤석영이나 지동원의 경우도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장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고집불통 홍명보, 벨기에전에선 변화 줄까=알제리전 이후 외신들은 일제히 비판의 수위를 높여 조롱에 가까운 기사를 쏟아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슈팅 하나 날리지 못한 박주영에게 “끌려 나갔다”는 표현을 썼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홍 감독이 아스날에서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박주영을 원톱으로 기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홍 감독이 러시아, 알제리 전에서 박주영을 선발로 기용했지만, 그는 두 경기 모두에서 제대로 된 슛조차 보여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박주영을 교체하니 한국의 공격력이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박주영의 이런 부진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이 박주영 선발을 고집한다면 축구팬들의 물음표는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박주영의 경우 홍 감독 자신이 세웠던 대표팀 선발 원칙을 깨뜨리고 ‘고대라인’ 감싸기 의심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기에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축구팬들 사이에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박주호(27ㆍ마인츠)는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않고, 잉글랜드 2부리그 소속팀에서조차 출전 기회가 적었던 윤석영을 홍 감독이 고집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물론 수비는 조직력이 중요해 변화를 주기가 조심스럽지만 어차피 다득점이 필요한 27일 3차전 벨기에 전에서는 ‘도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키퍼 정성룡(29ㆍ수원 삼성)에 대한 비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정성룡을 가리켜 ”크로스가 넘어올 때마다 허둥댔다”는 평을 내렸고, 스카이스포츠는 “재앙과 같은 경기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네티즌들은 외신들 반응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김승규(24ㆍ울산 현대)라는 뛰어난 대체자원이 있으니 한번 써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앞서 이번 월드컵 최대의 이변으로 2경기만에 짐을 싼 스페인의 델 보스케 감독은 부동의 주전골키퍼이자 주장인 카시야스(33ㆍ레알마드리드)가 부진하자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는 레이나(32ㆍ나폴리) 골키퍼를 출전시켰다.

홍 감독이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과연 어떤 선발명단을 들고 나올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손수용ㆍ배두헌 기자/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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