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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보안팀장이었던 30대, 게임에 빠져 골목길 좀도둑으로
뉴스종합| 2014-06-26 07:47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지난 달 29일 새벽 서울 은평구 주택가의 한 좁은 골목길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던 A씨는 갑자기 나타난 박모(35) 씨로부터 습격을 당해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뺏겼다. 박씨는 A씨의 가방에서 현금 2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도망갔다. 박씨는 이 돈을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데 탕진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6일 지난 달 은평구, 강서구 일대에서 취객 및 부녀자를 상대로 3회에 걸쳐 금품을 강ㆍ절취한 혐의로 30대 박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군대 전역 후 대형마트에서 보안팀장으로 일하던 번듯한 청년이었고,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아버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안팀장으로 일하며 유명 게임에 빠지면서 박씨의 가정은 파탄에 이르렀다. 박씨는 게임을 하기 위해 회사를 퇴사하고 이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아내와의 다툼도 잦아졌다. 결국 박씨는 아내와 싸운 후 가출, PC방,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게임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퍽치기’ ‘아리랑치기’와 같은 범죄에 뛰어들었다.

지난 달 7일에는 마포구 인도 위에서 취객의 가방을 절취했고, 20일에는 강서구이 한 골목에서 귀가하는 부녀자의 핸드백을 날치기하는 등 총 3회에 걸쳐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다 PC방에서 잠복하고 있던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취객의 금품을 훔칠 경우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해 주로 취객이나 부녀자를 노렸으며 이렇게 훔친 돈은 고시원, PC방 게임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가 가출 후 PC방, 고시원 등에서 숙식하며 생활했다고 진술한만큼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해 피의자 행적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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