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원의 ‘조용한 혁신’은 계속된다
그로부터 1년, 정 회장이 그린 혁신의 밑그림은 ‘영업-R&D-구매-생산’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토털 솔루션’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길고도 험난한 혁신의 여정에 마침표 찍은 것은 26일 중국 베이징 밀운개발구에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연 ‘만도 중국 R&D 센터’(MRC)다. 지난 2003년 소규모로 설립된 베이징연구소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 부지면적 1만3000㎡(약 4000평), 연면적 5만㎡(약 15000평, 지상 5층)에 달하는 초대형 R&D 센터로 탈바꿈 시킨 것. 특히 MRC에는 17만8000㎡(약 5만4000평) 규모의 신차 시험장도 마련돼 부품 개발단계부터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게 됐다.
정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만도가 글로벌 전략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생산 현지화뿐 아니라 R&D를 지역에 맞춰 특화하는 것”이라며 “만도의 2012∼2013년 R&D 투자액은 매출액 대비 4%대였으나 올해는 4.6%로 확대하고 앞으로 5% 이상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각각 2.1%, 2.6%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결단을 내린 셈이다.
이 같은 R&D 투자 확대는 중국시장에 특성화된 제품 개발을 촉진, 향후 매출 성장에도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만도는 이날 현재 110억 위안(약 1조7999억원) 정도인 중국 내 연간 매출을 2018년까지 2배인 220억 위안(약 3조5999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비포장도로가 많은 중국의 노면 사정을 고려한 특성화 제품 등의 개발로 상하이기차, 창안기차, 지리기차, 제일기차, 광저우기차 등 현지 완성차 업체의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미 베이징, 쑤저우, 톈진, 선양, 닝보 등 5개 지역에 공장을 가지고 있어 제품 양산에도 문제가 없다.
판교 테크노벨리 ‘만도 글로벌 R&D센터’와 미국 트로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도 뉴델리ㆍ첸나이 연구소와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기술력 제고와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과감하게 변화하겠다”던 정 회장의 ‘조용한 혁신’이 맺은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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