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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랭킹] 5대 재벌가, 집 수십만 채 ‘들었다 놨다’
뉴스종합| 2014-07-03 09:35
5대 재벌가 34명 주식자산 가치만 47조…분당 아파트 11만가구 전체 ‘매입 사정권’
삼성 · CJ · 신세계 등 범삼성家 최강 재력…강남 알짜단지에 ‘래미안타운’ 조성도 가능



[특별취재팀] 지난 4월 초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199명에게 ‘부자(富者)’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부자의 평균 자산 규모는 25억원. 20년 전 평균치(13억원)보다 갑절가량 늘었다. 

25억원을 집값으로 보면 어느 정도의 가치일까. 서울에서 내로라 하는 고급 주상복합 건물의 집 한채를 사들일 가격은 된다. 얼마 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이 살고 있는 ‘으리으리한 집’으로 화제가 된 서울 성수동의 고층 주상복합 ‘갤러리아포레’는 전용 170㎡ (구 51평)짜리가 지난주 28억원에 팔렸다. 그 정도 집은 가질 수 있어야 부자인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억’소리 나는 집 수 천, 수 만 채를 대출 한 푼 받지 않고 한꺼번에 사들일 수 있는 이들도 있다. 주식 자산만 수 조원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슈퍼리치들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상장 지분평가 상위 100대 주식부호의 자산을 모두 합치면 75조526억여원. 이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 11만5070가구의 6월 현재 시가총액(75조 8600억원)과 맞먹는다. 100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다 판다면 송파구 아파트 전체를 사들일 수 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 중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5대 재벌가(삼성ㆍ현대ㆍLGㆍSKㆍ롯데)의 주택구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 5대 재벌가 힘 합치면…분당 아파트, 제주도 통째로 = 현재 국내 100대 주식부호 중 5대 재벌가에 속한 34명의 주식자산 평가 총액은 47조2221억여원이다. 분당 신도시 아파트 11만3604가구의 6월 시세를 모두 합친 금액(46조 9600억원)보다 많다. 2000년대 중반 집값이 치솟으며 ‘천당 아래 분당’이란 별명을 낳은 인구 50만명의 ‘수도권 핵심 신도시’의 모든 아파트를 이들 34명이 모두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다. 34명의 주식자산을 모두 합하면 전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비싼 아파트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주공1단지(3590가구)부터 9위의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5040가구)까지 총 4만2059가구(시가 45조 2691억원)를 모두 살 수 있다. ‘부자들이 사는 메머드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반포자이와 반포래미안퍼스티지도 포함돼 있다. 

사람이 붐비는 서울이 싫다면 대신 전국 10개 광역지자체 중 하나를 골라 그곳의 모든 아파트를 ‘쇼핑’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버킷리스트엔 ▷충남(아파트 시가총액 43조1400억원ㆍ이하 시총 순) ▷ 광주(39조100억원) ▷ 경북(37조4100억원) ▷ 울산(34조2300억원) ▷ 전북(32조6600억원) ▷ 충북(28조9200억원) ▷ 강원(21조5600억원) ▷ 전남(13조4000억원) ▷ 세종(4조3600억원) ▷ 제주(3조 7200억원) 등이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제주는 5대 재벌가의 최고 주식부자 5명의 평가액(23조7281억원)만 합쳐도 거의 모두를 사들일 수 있다. 이들이 힘을 합치면 제주 지역 내 모든 아파트는 물론 단독주택까지 총 15만8322가구(시가총액 20조3789억원 가량)가 ‘매입 사정권’에 들어온다.

재벌가들이 많이 사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ㆍ한남동의 경우도 재밌다.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 등을 비롯해 10대 주식부자중 6명이 이태원동ㆍ한남동에 산다. 이들의 주식자산 평가액을 모두 합치면 총 27조4135억여원이 된다. 이태원동ㆍ한남동을 넘어 26조4165억원 가량 하는 용산구 소재 단독주택 총 4만14가구를 전부 사들일 수 있는 규모다. 

▶ 범 삼성家 지분…강남 ‘알짜배기’ 단지만 골라 래미안 타운으로? = 국내 100대 주식부자 중 삼성ㆍCJㆍ신세계 등을 합친 ‘범(凡)삼성가’엔 이건희 회장(상장지분 평가액 10조8843억원)ㆍ이재현 CJ그룹 회장(1조8263억원) 등 6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주식 평가액의 총합은 17조5569억원이다.
다소 허황된 이야기자만, 이 정도 돈이면 부동산 시장의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의 ‘핵심 2구’(서초ㆍ송파) 주요 재건축단지를 매입해 ‘래미안 타운’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시가총액 전국 톱 10개 아파트 중 반포주공1단지(시총 1위)와 개포주공1단지(9위)ㆍ대치동 은마아파트(10위) 등 총 1만3054가구의 시세를 모두 합쳐봐야 13조 9198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범 삼성가가 나선다면 국내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제주도의 모든 단독주택을 매입할 수도 있다.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직계가족 4명의 주식자산(14조8910억원)만 합쳐도 지역 내 단독주택 총 10만6102가구(15조6589억원) 절대다수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보유 주식가치만 10조원이 넘는 국내 최고 부호인 이건희 회장의 경우는 자신의 지분만으로 서울시내 주요 아파트 단지에 특정 지자체의 모든 아파트를 거느리는 일도 가능하다. 

예컨데 5조9927억원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에 제주도의 아파트 총 4만7720가구(시가총액 3조7200억원)나 세종특별자치시의 모든 아파트 2만2673가구(작년 집계 기준ㆍ시총 4조3600억원)를 살 수도 있다.

▶ 범 현대가, 정몽구 부자(父子)만 합쳐도 판교신도시 ‘접수’ 가능 = 현대차그룹ㆍKCCㆍ현대산업개발 등을 망라한 범 현대가는 11명이 주식부자 100위 내에 들어있다. 이들의 주식자산 가치는 총 16조1504억원으로 삼성가에 근접한다. 

이 중 정몽구(76) 현대차그룹 회장의 평가액은 3분의1 이상인 6조8566억여원 정도다. 역시나 시가총액 상위 10개 아파트 단지 중 어떤 곳이건 사들일 수 있는 규모다. 

시계를 더 정밀하게 좁혀보면 정회장의 지분으로 서울 강동ㆍ송파구의 주요 재건축 대상 아파트 4개단지를 사들일 수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1ㆍ고덕주공2단지 (시가총액 2조1406억원)와 송파구 가락시영 1ㆍ2차 (시총 3조8661억원)를 한꺼번에 매입 가능하다. 모두 투자 가치가 높은 알짜배기 단지다. 

현대차 그룹의 2인자인 정의선(43)현대차그룹 부회장의 평가액도 3조5997억여원에 달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단지 가운데 하나인 서울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4424가구의 시가총액 3조9308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정씨 부자의 평가액을 더할 경우 주택구매력은 껑충 뛴다. 총 10조4563억원이다. 

이는 최근 가장 ‘핫’한 주택시장 중 하나인 경기 판교신도시 내 모든 아파트 2만7000여가구(시가총액 9조 5600억원)를 사고도 남는다.

▶ 범 LGㆍ롯데는 ‘홈타운’ 대부분 매입 가능…SK도 ‘부촌단지’ 골라서 쇼핑 = 범LGㆍ롯데와 SK가의 주택구매력은 상위 1ㆍ2위 양대 가문에 비하면 무게감이 살짝 떨어지지만 결코 무시할 만한 파워는 아니다. 구씨와 허씨 일가를 망라한 범LG가는 8명이 100대 주식부자에 올라있다. 이들 평가액은 총 4조8179억여원. 

이정도면 범 LG가의 ‘정신적 고향’이라 할 만할 수 있는 지역의 주택을 모두 살 수 있다. 고(故)구인회 LG그룹 창업자가 태어난 경남 진주의 단독주택 총 3만3717가구 시가총액은 5조1868억원이다. 범 LG가 주식부자들이 힘을 합치면 이가운데 90% 이상을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6명이 100대 주식부호에 랭크된 범 롯데가의 평가 총액은 4조4654억원이다. 신격호(91)롯데그룹 명예회장이 태어난 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 모든 아파트(3만9548가구)의 시가총액은 6조4458억원이다. 역시나 창업주의 ‘홈타운’의 상당부분을 통매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롯데가 6명이 보유주식을 모두 매각해 그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현재 롯데그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잠실 제2롯데월드 바로 앞 잠실주공5단지 3930가구(시가총액 4조5869억원)도 모두 사들일 수 있다.

SK가는 100대 주식부호 명단에 최태원(53) SK그룹 회장 등 상대적으로 적은 3명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주식가치 평가 총액은 4조2313억원이다. 대규모 부촌단지로 꼽히는 반포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ㆍ시가총액 4조410억원)를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SK가 3명 중 가장 지분 가치가 높은 것은 역시 최태원 회장이다. 그의 주식 평가액만 3조1679억원에 이른다. 제주도의 모든 아파트를 사들이는데 큰 부족함이 없다.

▶ 미성년 ‘주식재벌’ 285명의 주택구매력은? = ‘5대 재벌가’로 분류되진 않지만 사실상 준 재벌급으로 불릴 수 있는 주식부자들의 집 구매력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여기엔 18세 이하 미성년자이면서 주식자산을 보유한 ‘꼬마부자들’도 포함된다. 상장주식을 가진 이들 미성년 주식부호 285명의 지분 평가액은 총 3949억원 정도다. 부모들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액수다.
그러나 시가총액 1조원을 넘나드는 서울 강남구 삼성아이파크 3개동 449가구 중 평수가 적은 156가구 (전용 156.85㎡ 110가구ㆍ167.72㎡ 46가구)의 시가총액 3905억원은 가뿐히 넘는다. 국내 최고가 주상복합 단지의 3분의1을 미성년 구매자만으로 채울 수 있단 의미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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