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상반기 수출 원화기준으로는 오히려 뒷걸음질
뉴스종합| 2014-07-03 10:30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출액이 달러 기준으로 사상 최대수준이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로 받은 수출대금은 늘었으나 원화 강세 여파로 실제로 손에 쥐는 이익은 줄어든 셈이다. 하반기에도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 경쟁력 악화에 따른 수출 둔화와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환율 변동 위험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2836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297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평균 원ㆍ달러 기준 환율이 지난해 상반기 1103.3원에서 올해 상반기 1049.8원으로 53.5원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6월 달러 기준 수출액은 47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늘었지만 원화 기준 수출액은 48조8000억원으로 8.0% 줄었다.

지난 2일 원ㆍ달러 환율 1010원대가 무너지고 세자릿수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5월 340개 수출기업(대기업 30개, 중소기업 310개)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기업의 88.5%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나빠졌다고 답변한 바 있다.

당시 이들 기업이 제시한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45원이다. 환율이 손익 분기점을 계속 밑돌면 수출이 늘어날수록 손실은 오히려 커지게 된다.

특히 해외 현지 생산ㆍ판매를 확대하고 결제 통화를 다양화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의 충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동차와 같은 일부 업종에 피해도 우려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75∼80%를 차지하고 있어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약 2000억원 줄어든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중소기업 및 취약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이달 중순부터 중소기업이 환변동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한도를 현재 수출금액의 70∼90%에서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환변동보험은 수출 기업이 환율 하락으로 본 손실을 보상해주지만, 환율 상승으로 얻은 이익금은 환수하는 상품이다.

또 중소ㆍ중견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보험의 지원규모를 작년 하반기 18조1000억원에서 올해 하반기 21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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