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세계인 절반 “세계 최강대국은 중국”
뉴스종합| 2014-07-15 11:04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세계인 2명 중 1명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국민들은 중국과 주변국의 영유권 분쟁을 우려하면서 미국을 최대 우방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 44개국 국민 4만8643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4 세계인식조사’(Spring 2014 Global Attitude Survey)를 공개하고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G1은 중국”…美中 위상변화=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주요 20개국 국민들 중에서 “중국이 미국을 이미 제쳤거나 앞으로 제쳐서 초강대국으로 군림할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50%로 지난 2008년 조사 결과(41%)보다 9%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미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한다고 전망한 응답자의 비율은 39%에서 32%로 감소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중국의 위상은 현저히 달라졌다.

현재 세계 최대 경제대국을 묻는 질문에 중국을 꼽은 사람들은 2008년 전체의 19%에서 올해 31%로 급증했다. 미국을 최대 경제국가로 본 비율은 같은 기간 9%포인트 감소해 40%에 그쳤다.

중국의 경제ㆍ정치적 위상. 왼쪽 그래프는 현재 세계 최대 경제국가를 묻는 질문. 녹색이 미국, 노란색이 중국이라고 응답한 비율. 오른쪽 그래프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이 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 녹색은 ‘중국은 미국을 제칠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 노란색은 ‘중국이 미국을 이미 제쳤거나 앞으로 제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을 가리킨다. [자료=퓨리서치센터]

▶“中 영유권 확대, 전쟁 촉발”=중국이 세계 정치와 경제를 주무르는 패권국으로 부상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선 영유권 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과 일본 등 조사가 이뤄진 아시아 11개국 중 9개국에서 절반 이상의 국민들은 중국과 주변국 간 영유권 분쟁이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매우 또는 다소 우려한다”고 했다.

국가별로는 필리핀이 93%로 중국의 영유권 확대 움직임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인의 85%, 베트남인 84%, 한국인 83%가 중국의 영토 분쟁을 염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국인 중에서는 67%가 중국의 무력 사용으로 인한 주변국과의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중국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亞 “최대우방 美, 위협은 中”=최근 동ㆍ남중국해 상에서 영유권을 확대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움직임은 동맹국과 위협국에 대한 아시아 국민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 11개국 중 미국을 최대우방으로 꼽은 국가는 8개국에 달한 반면, 중국을 최대 동맹국으로 생각한 국가는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이 유일했다. 중국인들은 러시아를 선택했다.

이에 대해 WSJ은 “중국이 역내 약소국을 괴롭히는 것으로 인식됨에 따라 미국에 기대려는 국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중국을 최대 위협이라고 지적한 일본, 필리핀, 베트남 3개국 모두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다.

일본과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필리핀과는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과 세컨드토마스 섬, 베트남과는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ㆍ중국명 난사군도) 등이다.

이에 따라 일본인 가운데 중국에 호감을 느낀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율은 7%에 불과해 미국에 대한 호감도 66%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도 중국의 호감도는 각각 16%, 38%인 반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76%와 92%로 격차가 컸다.

한국인 중에서도 중국 호감도(56%)보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82%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미국 국민들은 최대 동맹국으론 영국을, 최대 위협국으론 러시아를 꼽았다.

또 한국 국민들은 대다수가 북한을 제일 위협적인 국가라고 생각했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선호도 조사 [자료=퓨리서치센터ㆍWSJ]

▶미국 드론공격ㆍ도감청 우려↑=퓨리서치센터는 올해 조사에서 미국의 무인기(드론)에 대한 각국 국민들의 생각도 조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44개국 중 39개국에서 미국이 드론을 이용해 파키스탄, 예멘, 소말리아 등지의 테러리스트를 공격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이들이 전체 응답자 가운데 과반이거나 제일 많았다.

그러나 미국과 케냐, 이스라엘에선 미국의 드론 공격을 찬성하는 비율이 모두 50%를 넘었다.

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유럽정상들의 휴대전화를 도ㆍ감청한다는 폭로가 나온 여파로 미국의 감시체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확인됐다.

44개국 국민들 81%가 “미국이 자국의 시민들을 감시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국 정상을 감시해서는 안 된다고 대답한 비율도 73%에 이르렀다.

대신 미국 시민이나 테러 용의자에 대해선 감시해도 된다는 대답이 전체의 31%, 64%를 기록했다.

▶오바마 지지 여전…獨ㆍ러선 추락=세계인 2명 중 1명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4개국 국민의 56%가 오바마 대통령이 각종 국제 문제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린다고 생각했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1기 당선 직후인 2008년 조사 때보단 다소 떨어진 것이지만, 지난해 조사 결과와 거의 같았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도 65%로 지난해 조사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도ㆍ감청 충격이 컸던 독일과 우크라이나를 놓고 마찰을 빚었던 러시아에선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지지율은 71%로 지난해 88%보다 무려 17%포인트 급락했다. 러시아에선 지난해 29%에서 올해 14%로 줄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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