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빠짐없이 · 투명하게 진상 규명” 세계가 발빠르게 움직인다
뉴스종합| 2014-07-18 11:30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러 · 말레이 조사팀 현지 급파
유엔 주도 다국적팀 구성 박차…폐쇄된 영공 비행 이유도 밝혀야



21세기 사상 최악의 민간항공기 격추 사건 조사는 어떻게 다뤄질까. 17일(현지시간) 탑승자 283명, 승무원 15명을 싣고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을 비행 중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170) 추락사는 단순 사고가 아니어서 앞으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배상금 지급 여부 등 사후 처리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親) 러시아 계 분리세력간의 무력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만일 사건 조사 결과 친러 반군 세력에 의한 격추로 밝혀 질 경우 이 사고는 양측간 분쟁의 새로운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AFP,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이번 사고에 유엔(UN)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호세 마누엘 비로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공동성명에서 “누가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조속히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독일 외무 장관도 국제 조사를 즉시 착수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오전에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함께 보고서들을 면밀히 보고 있다”며 “빠짐없고 투명한 국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대책본부(MCHS)는 사고 현장인 도네츠크주(州) 사흐툐르스크 인근에 도착해 수색구조와 잔해조사 등 초동 조치를 도왔다.

말레이시아는 자체 조사팀을 꾸려 여객기 추락 현장에 파견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재해 구조팀과 의료팀을 보냈다”며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빠짐없고 철저하며 독자적인 조사를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국제민간항공조약에 따르면 항공 사고 조사 책임은 사고가 난 국가에 있으며, 항공기 등록 국가가 조사를 실시할 책임을 갖고 있다. 보통 민항기 사고라면 항공기 등록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사고국인 우크라이나가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지만, 이번 사고는 누군가에 의한 격추사로 300명에 가까운 인명이 희생됐고 대부분 유럽 국적 탑승자 였다는 점에서 유엔이 조사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

다국적 조사팀이 꾸려지면, 초동 조치 단계에서 드러난 증거와 위성신호, 운항 기록, 블랙박스 등 분야별 상세조사, 보고서 작성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 인터넷매체인 데일리비스트는 러시아의 코메르상트 FM라디오가 블랙박스는 조사를 위해 모스크바로 보내졌다고 보도해 주목된다.

사고가 누구 소행 인지는 물론 MH17기 조종사 과실 여부도 조사팀이 밝혀 내야할 중요한 부분이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가 MH17기 사고지점인 도네츠크 동부 지역 영공을 사흘전에 폐쇄했다고 밝혀, 접근이 불가능한 영공에 왜 민항기가 진입했는 지가 풀어야할 의문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유로컨트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항공 당국은 이 달 1일 고도 2만6000피트 미만 영공을 폐쇄한 데 이어 14일에 우크라이나군 수송기가 반군에 의해 격추된 뒤 3만2000피트 미만 영공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영공 관리는 우크라이나 정부 소관이며, 유로컨트롤은 이런 정부 결정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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