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말레이機 피격] 보잉 777기와 말레이항공의 끈질긴 악연
뉴스종합| 2014-07-18 10:36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피격당한 말레이시아 항공 MH17기는 보잉사에서 제작한 777-200ER기종으로 말레이시아 항공과는 올해 질긴 악연을 가진 비운의 항공기다.

보잉 777의 잔혹사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2008년 1월 베이징을 출발해 런던으로 가던 브리티시항공 소속 38편 777-200ER기가 런던 히드로 공항에 착륙하던 중 불시착했다. 이 사고로 47명이 부상당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두 번째 동체 손실 사고는 지난 2011년 7월 카이로국제공항에 있던 이집트 항공 소속 777-200ER에서 조종석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214편 사고는 첫 사망자를 낸 사례다. 당시 214편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불시착해 승객 307명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

지난 3월엔 말레이시아 항공 370기가 227명의 승객과 12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감쪽같이 사라져 희대의 ‘미스터리’로 남았다.


불과 4개월 만에 말레이시아 항공에 악재가 연달아 찾아왔다. 지난 17일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승무원 포함 298명을 태우고 1만m 상공을 비행하던 중 격추돼 승객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77-200은 지난 1994년 첫 비행을 시작해 1995년 유나이티드항공에 인도되면서 상업 비행을 시작했다. 보잉사는 1997년 기체를 보다 확장시킨 777-200ER을 개발했고 이후 777-200LR, 777-300, 777-300ER, 777F, 777X 등 여러 파생형 모델이 나왔다.

777-200ER은 777시리즈 중 두 번째로 많이 인도된 기종이다. 보잉사에 따르면 1995년부터 올해까지 판매된 1204대의 777가운데 777-300ER이 가장 많은 485대가 인도됐고 그 다음으로 777-200ER이 422대가 전세계 하늘을 누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석 수는 최소 314석에서 최대 440석까지 늘릴 수 있으며 동체 길이는 63.7m, 날개 폭은 60.9m, 이륙 가능 중량은 29만7550㎏이다.

순항속도는 시속 950㎞(마하 0.85), 순항고도는 3만5000피트(1만1000m)다. 기체에 따라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GE90-94B, 롤스로이스사의 RR-895 엔진, 프랫앤휘트니사의 PW4090 엔진 두 개를 장착한 쌍발엔진 기종으로 항속거리는 1만4310㎞에 이른다.


보잉사가 공개한 지난해 777-200ER모델 평균 가격은 2억6150만달러(약 2685억원)이다. 올해 말레이시아 항공으로선 비행기 손실만 5370억원을 본 셈이다.

한편 이번달까지 777기종은 3번의 납치사고 등을 포함 11번의 항공사고가 발생했고 총 537명의 희생자를 남겼다.

/yg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