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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 ‘국민의 방송’으로…‘KBS 바로세우기’ 나선 조대현 사장
헤럴드경제| 2014-07-29 11:03
“KBS가 왜 필요한지, 공영방송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겠다.”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과정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난 KBS의 공정성ㆍ독립성 시비 앞에 조대현 신임사장은 본격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가동했다. 조 신임사장 앞에 산재한 과제가 적지 않다. 추락한 공영방송의 위상을 되살리고, 강대강으로 맞서던 노조와 사측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 ‘청영방송’ ‘노조방송’이라는 오명 대신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1년 4개월의 임기동안 끌어안게 됐다.

조 신임사장이 취임식을 위해 KBS 본관으로 향하던 28일 오전에도 난관은 있었다. KBS 노동조합(1노조)의 취임 저지 투쟁이었다. 길환영 전 사장의 공석을 채울 새 신임사장 후보자를 가리는 과정에서 KBS 양대노조의 입장은 엇갈렸으나, 조 사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내부의 시각은 다르지 않다. 청와대 보도개입설까지 폭로된 마당에 KBS 내부에서는 언제라도 ‘제2의 길환영’ 사태가 빚어질 수 있음을 뼈아프게 확인했고, 제작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면 사장 직위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지난 사태를 통해 관철시켰다. 


조 신임사장은 취임식장으로 향하기 전 1노조 비대위원들을 마주한 자리에서 “공정방송을 하겠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이후 취임식에서 적자 해소와 공정성 시비 탈피, 조직문화 회복, 프로그램 혁신, 공영방송 역할 회복 등 5가지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KBS가 직면한 정체성과 정당성에 대한 위기 극복을 위해 “공정성 시비를 확실히 끝내고”, “국민들에게 왜 KBS가 필요한지 보여주겠다”는 조 신임사장의 발언에선 ‘KBS 바로세우기’의 의지도 비친다. 그 과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위한 방송법 추진, 국장책임제 등) 마련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하고,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보도 사례를 통해 비판받은 보도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지키는 일 또한 조 사장의 숙제가 됐다.

KBS의 자부심은 ‘국민의 방송’이라는 기치에서 나온다. 이날 조 사장은 KBS가 일군 방송사를 되새김하며 “우리의 능력, 자부심, 자신감을 결집해 ‘국민이 원하는 공영방송’으로 함께 나가자”고 역설했다. 임직원들에겐 자존감을 불어넣고, 국민들에겐 신뢰 회복을 약속하는 발언이었다. 내부에서는 조 신임사장이 단행할 인사조치를 첫 번째 시험대로 보고 있다. ‘상식과 원칙의 인사’를 통해 조직문화를 회복한 뒤, 이를 바탕으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으리라는 기대와 우려가 조 사장의 첫 행보에 공존하고 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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