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량 인명피해 우려 고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정부군이 곧 심각한 델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며 “정부군이 도네츠크 시를 에워싸고, 반군이 저항을 선택한다면, 시가전으로 인해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고 이는 정부에 정치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까지 정부군과 반군 교전은 주로 동부 외곽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정부군이 도네츠크로 서서히 진격하면서, 도심 한복판에서 양측 간 유혈 충돌이 벌어질까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장관을 자처한 반군 지도자 로만 랴긴은 WSJ에 “도시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준비를 할 것이다. 우리 장비는 도네츠크시 전역에 감춰져 있거나 위장돼 있다. 우리의 탱크와 로켓발사기를 부수려면 도시 전체를 파괴해야할 것”이라며 강한 항전 태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 사태가 발발한 지난 3월 이후 줄곧 무력 충돌을 피하고, 반군의 항복을 촉구하는 유화적 자세를 견지해 왔다. 하지만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 17) 피격 사태까지 빚어지자 반군에 대한 강한 공세로 태도를 바꿨다. 우크라이나의 한 군 전문가는 “매일 교전이 계속되면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더 많은 인프라가 파손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이런 상황을 빨리 끝내야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군은 반군 진압 공격력을 높이고 있다. CNN은 정부군이 2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Tochka-U)을 최근 양측간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동부 사우르모힐라 지역에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한 번 타격에 수십명을 한꺼번에 살상할 수 있는 이 마사일은 양측 교전이 시작된 이래 가장 살상력이 큰 무기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9일 도네츠크로 이어지는 요충지 드발체프에 이어 30일에는 도네츠크주 북부 아브데예프카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또 루간스크주 페르보마이스크도 공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군 19명이 사망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