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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크리 지나가니, 더 큰 녀석(할롱)이 온다
뉴스종합| 2014-08-04 08:24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더 큰 녀석이 온다. 캄보디아의 꽃 이름인 제12호 태풍 나크리(NAKRI)가 우리나라에 강풍과 폭우의 피해를 주며 북상하다가 지난 3일 소멸했다. 하지만 나크리보다 더 강력한 제11호 태풍 할롱(HALONGㆍ베트남 명소의 이름)이 이번주 후반부터 남부지방에 접근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나크리는 전날 오후 3시에 군산 서남서쪽 약 180㎞ 부근 해상에서 태풍보다 약한 열대저기압으로 약화되면서 소멸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나크리는 그러나 남부지방에 폭우와 강풍으로 큰 피해를 끼쳤다.

지난 3일 오전 2시 50분께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서 A(38) 씨가 몰던 승용차가 갑작스런 폭우로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A 씨 가족과 지인 등 7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휴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도로로 이용되는 보 형태의 하천 콘크리트 둑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태풍의 영향으로 시간당 10㎜의 비가 내려 계곡물은 급격히 불어난 상태였다.

강풍에 의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3일 오전 8시 55분 경북 영덕군의 한 야영장에서 소나무가 강풍에 쓰러지며 텐트를 덮쳤다. 이 사고로 B(6) 군이 숨지고 B 군의 누나 등 2명이 다쳤다. 앞서 2일에는 전남 완도의 양식장에서 C(41) 씨가 강풍에 쓰러진 출입문에 머리를 부딪혀 숨졌다.

남부지방은 나크리의 오른쪽에 위치한 까닭에 강풍의 피해가 컸다.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태풍의 바람에다 태풍 자체의 이동 속도, 우리나라에 부는 편서풍이 합쳐지기 때문에 통상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위치할 경우 그 지역에는 강풍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번주에는 더 강한 태풍이 올라오면서 남부지방이 연달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새벽 3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130㎞에 위치하고 있는 제11호 태풍 할롱은 우리나라를 향해 서북서 방향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번주 초ㆍ중반 일본 오키나와 해상을 거쳐 8일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비를 뿌리는 등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할롱은 중심기압 915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이 초속 53m에 이르는 매우 강력한 중형 태풍이다. 태풍 중심으로부터 초속 15m의 바람이 부는 반경(강풍반경)이 300㎞ 이상 500㎞ 미만일 경우 중형 태풍으로 분류된다. 할롱의 강풍반경은 470㎞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할롱이 우리나라에 상륙할지 다른 방향으로 빠져나갈지 아직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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