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적완화가 지배한 글로벌 증시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응해 미국은 2008년 12월에 연방기금금리를 종전 1.0%에서 0~0.25%로 낮추고, 국채와 정부보증모기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해 통화공급량을 늘리는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이듬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000억달러 규모의 장기국채매입을 발표하는 등 2010년 1분까지 1차 양적완화를 통해 총 1조7000억달러가 시장에 투입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차 양적완화 시기(2008년 12월부터 2010년 3월까지)에 42% 상승했다. 시중에 돈이 풍부해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후 지수는 2, 3차 QE 시행 시기와 공백기에 맞춰 상승과 하강 곡선을 따라 그렸다. QE 1이 종료된 뒤 2010년 7월까지 11% 하락했다. QE 1이 실물경제에 미친 반향이 신통치 않자, 2010년 10월에 Q1 보다 더 큰 규모의 QE 2가 발표됐다. QE 2(2010년 10월부터 2011년 6월까지)가 펼쳐진 1년 8개월 사이 지수는 다시 24% 올랐다. QE 2가 종료되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국채 매입하고 단기국채 매도해 장기금리를 인하하는 정책) 시기 이전까지 지수는 다시 14% 미끄러졌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2011년 9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시기에 지수는 다시 20% 상승세를 연출했다.
3차에 걸쳐 시행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영국 FTSE100, 독일 DAX, 일본 니켓이, 중국 상하이종합, 홍콩 항셍, 한국의 코스피 등 각국 주요 지수가 함께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0%대 초저금리 역시 지난 수년간의 유동성 장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 경제에는 적지않은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미 달러화 공급 증가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해 한국 제품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하락했다. 풍부한 유동성은 원유 등 상품 시장에 투자 확대를 일으켰고, 이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
증시에 변동성은 확대돼 ‘버블 증시’ 경고가 양적완화 비관론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아울러 주변 국가로의 자본유출입이 증대됐고, 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글로벌 증시의 상호연관성은 더욱 높아졌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