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미국의 크고 작은 도시들이 염소를 새 직원으로 맞이하고 있다”면서 “염소는 원치 않는 잡목을 제거하기 위한 저렴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방안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시카고, 로스앤젤레스부터 워싱턴DC에 이르기까지 주요 도시들은 여름을 맞아 무성해진 잡목과 잡초를 정리하고 도시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잇달아 염소를 영입하고 있다.
그 가운데 보스턴 시 당국도 지난달 말 염소 6마리를 채용했다. 이 염소들은 공원과 길거리에 보기 싫게 자란 잡초목을 먹어치우는 대가로 8주 간 2800달러(약 290만3000원)를 받기로 했다.
이밖에 필라델피아 외곽의 하버포드 컬리지, 워싱턴 린우드 쇼핑몰처럼 민간기업이나 사립학교들도 염소를 통한 잡목 제거에 나서고 있다. ‘조경’(landscaping)에서 파생된 ‘염소 조경’(goatscaping)이라는 단어까지 생길 정도로 염소의 인기는 뜨겁다.
미국 보스턴 시에서 잡초 제거 작업 중인 염소들. 그 옆에 ‘염소 관리지역’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있다. ‘먹이를 주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자료=보스턴글로브] |
이는 염소의 타고난 식성이 도시 조경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염소는 하루 자기 체중의 4%에 달하는 초목을 먹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할 뿐 아니라, 잔디 대신 덩굴 옻나무, 갈매나무, 쐐기풀 등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잡초목을 주로 먹는다. 불에 잘 타는 식물을 잘 먹어 일종의 자연 방화지대를 조성할 수도 있다. 훈련에 따라 잘하면 외래종을 골라 먹는 것도 가능하다.
게다가 전문 조경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염소를 대여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낮다는 점도 원인이다. 이번에 보스턴의 염소 영입비를 댄 한 비영리단체는 염소 대신 사람을 채용했을 경우 그 비용은 3배 가까이 높은 8000달러(약 829만4400원)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처럼 염소 조경이 각광을 받자 전문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영업 중인 조경용 염소 대여업체는 수십곳에 달한다.
9000마리의 조경용 염소를 보유한 미국 최대 염소조경업체 PLS 대표 레이 홀즈는 “염소는 화학약품이 처리할 수 없는 곳까지 관리할 수 있다”면서 “대체적으로 (비용이)싸기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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