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우크라 후폭풍에 유로존 맏형 독일도 ‘휘청’
뉴스종합| 2014-08-14 10:54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ㆍ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고 러시아가 식료품 금수조치로 맞불을 놓은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의 중심 독일이 흔들리고 있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정체를 보이고 있고, 그 가운데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던 독일마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독일 경제가 흔들리면서 유로존 경기 침체를 읽을 수 있었다며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에서 ‘성장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경제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 [사진=위키피디아]

실제로 독일 만하임의 ZEW 경제연구소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이달 독일 경기기대지수는 지난 2012년 12월 이래 최저치인 8.6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18.5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ZEW는 현재 진행중인 지정학적 긴장상태가 독일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앞서 11일 유로스타트(유럽통계청)가 발표한 2분기 유로존 18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1년으로 환산하면 0.4%에 그치는 수준이다. 올 1분기 GDP성장률은 0.2%였다. 독일은 유럽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우울한 경기기대지수는 “2분기 성장실적이 바람직하지 못한 추세로 갑자기 변하게 되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브르제스키는 “위기가 더 고조되면 경제가 정말 피해를 보기 시작할 수도 있다는 건 명확하다”며 “이것이 국내 수요를 강화하는 이유이고, 특히 국내 투자는 모든 정책결정자들에 있어서 최고의 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독일의 10대 무역국 가운데 하나로 독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독일 내 일자리 30만개가 러시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독일의 대러시아 수출이 30% 감소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0.3%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NYT는 피해가 누적되면서 주변국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며, 이탈리아는 다시 경기침체에 빠져들었고 독일에 이어 유로존 경제규모 2위인 프랑스마저 빈사상태라고 지적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온 경제적 긴장은 “전 세계 다른 어느 지역보다 유럽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취약하고 허약하며 고르지 못하다”면서도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통화정책 도입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CB가 우려하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올해 성장률은 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0.4%로 예상되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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