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1년에 6개월 이상 해외 봉사를 하며 사는 것이 꿈입니다”…전우섭 대한항공 과장
뉴스종합| 2014-08-18 08:3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2005년 어학연수를 간 두 아들을 만나기 위해 필리핀 비쿨 지방을 방문했던 전우섭(53) 대한항공 정비본부 정비ERP팀 과장. 필리핀 나가 시티와 고아 시티에서 만난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예상보다 훨씬 열악했다. 쓰레기 매립장 주변에 살고 있는 빈민층은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했고, 산악지역 주민들은 야자수 잎으로 지은 움막에서 생활하며 주린 배를 수돗물로 채우고 있었다.

전 과장은 “어린 시절 미국에서 제공된 옥수수나 우유가루 등을 받아 끼니를 때우며 어렵게 생활했던 내 자신의 경험이 떠올랐다”며 “그들 역시 내 작은 도움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 과장은 이를 계기로 사비를 털어 현지 봉사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약 4년간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지속하면서 사내에도 이런 활동이 널리 알려지게 됐고 직장 동료 가운데 참여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회사의 지원을 받아 제대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싶다는 마음에 사내봉사단 내 소모임인 디딤돌을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디딤돌의 단장을 맡아 1년에 4회 필리핀, 네팔, 말레이시아, 케냐 등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사내 여러 봉사단체의 모임인 연합봉사단 단장직도 맡아 봉사활동을 선도하며 대한항공 내에서 ‘봉사왕’으로 불리고 있다.

전 과장의 봉사활동에 대해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전 과장은 “집 사람은 개인적으로 봉사 활동을 했던 지난 2005년부터 기회가 될 때 마다 같이 봉사활동을 떠나고 있다”며 “현재 대학원생, 대학생인 두 아들뿐만 아니라 큰 며느리도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것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전 과장을 봉사활동으로 이끄는 가장 큰 힘은 봉사 활동에 화답하는 현지 주민들의 인식 변화다. 초창기에는 남의 일처럼 지켜보기만 했던 현지 주민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돕고, 심지어 봉사단이 가지 않을 때에도 자발적으로 정기적인 구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 전 과장은 “오랫동안 쌓은 교감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봉사 활동에 나서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이 너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한 달에 한 차례씩 장애우나 고아원을 찾아 일손을 거들고 말동무가 되어 주던 전 과장은 지난 8월초부터 대한항공 사내봉사단 사람들과 함께 매월 1회씩 소년원을 방문해 재소중인 청소년들을 면회하는 ‘고봉학교’란 행사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보듬고 있다.

정년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전 과장에게는 큰 꿈이 있다. 그는 “그동안 다녀온 해외 봉사 활동이 1~2주 정도의 단기 봉사였다는 점이 항상 아쉬웠는데 정년퇴직 이후에는 1년에 6개월 이상 해외에 나가 현지에서 체류하면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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