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알카에다 전투력+헤즈볼라 통치력…“IS는 가장 위험한 테러단체”
뉴스종합| 2014-08-20 10:44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알카에다의 전투력과 헤즈볼라의 통치력을 갖춘 IS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단체(?)’

이라크 북부지역과 시리아 일부를 빠르게 장악하며 중동 정세를 뒤흔들고 있는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점령지는 어떤 모습일까.

절도를 하면 손을 절단하고, 이슬람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공개 처형하는 등 급진 이슬람 원리주의를 앞세운 ‘공포정치’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단정하기 쉽지만, 의외로 단체의 이름처럼 제법 ‘국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토 점령 기술 만큼이나 통치술도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다는 평이어서 IS의 무장봉기로 촉발된 이라크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사진> 시리아 라카를 행진하고 있는 ‘이슬람국가’(IS) 무장조직원들의 모습 [자료=trackingterrorism.org]

18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IS 지도자들이 점령지에서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시도했던 통치방법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에선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엄격하게 해석한 사법체제를 도입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기존의 관료구조를 유지하면서 행정체제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IS 점령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장과 지방 고위공무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한 뒤에는 시리아 라카 시의 병원관리자들을 모술로 옮겨오는 등 의료 시스템 유지에 힘썼다.

아울러 IS는 전기, 수도, 하수처럼 주민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 유지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인적ㆍ물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도로를 짓고 버스 노선을 신설하는 등 교통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병원과 학교를 새로 열어 의료ㆍ교육체제 정상화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부 점령지에선 직접 우체국까지 운영하며 우편 시스템을 복구하고 있다.

또 시리아 내 점령지에선 각 지방 밀 제분소와 제과점의 수급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빵이 주식인 시리아에서 공급 부족으로 기아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선정’(善政)에 대한 IS의 노력은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다.

이슬람국가 선포와 함께 ‘칼리프’로 추대된 바그다디는 “과학자, 학자, 성직자, 판사, 의사, 엔지니어들은 군사ㆍ행정 전문가들과 함께 IS의 통치를 도와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IS의 이같은 통치력은 점령지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수단이 되고 있어 우려된다.

모술에서 이뤄지고 있는 ‘펀데이’ 행사가 대표적 예다. 모술에서 IS 조직원들은 축구공을 나눠주고 코란(이슬람교 경전) 암기 및 낭송 대회 등을 열면서 주민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시리아 IS 점령지의 한 금 세공인은 뉴욕타임스(NYT)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통치할 때 뇌물로 줘야했던 돈보다 (IS에 내는) 세금 액수가 훨씬 낮아졌다”면서 “폭력배가 아니라 훌륭한 국가를 상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라크전 때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주 이라크 다국적군 사령관의 핵심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내란 기도 전문가 데이비드 킬컬른은 “알카에다의 전투력과 헤즈볼라의 행정력을 모두 갖춘 IS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단체”라면서 “IS가 국가 건설 아젠다뿐 아니라 효과적 국가 경영(거버넌스)의 중요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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