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세계 경기회복에 곡소리 나는 美중고차 시장
뉴스종합| 2014-08-21 10:51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올 들어 세계 경기 회복세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소매업은 신바람이 났지만, 유독 곡소리가 나는 곳이 있다.

바로 불황기에 오히려 호황을 누린 중고차 산업이다. 미국에선 장기 불황에 씀씀이를 자제했던 소비자들이 허리춤을 풀고 새 차 구매에 나서면서 중고차 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경제주간지 포천은 “지난 수년간 계속된 중고차 가격의 상승세가 뒤짚혀, 도매 경매와 개인 거래에서 모두 중고차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맨하임 중고차가치지수에 따르면 도매상의 중고차 가격은 지난달 1%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톰 웹 맨하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고차 가격 하락세는 올해 뿐 아니라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 2011년에 역대 최정점을 기록했던 중고차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신차는 가격과 판매량 면에서 모두 오랜 불황의 늪을 빠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판매 사이트 트루카는 신 차의 평균 거래 가격이 지난해 1대 당 3만1262달러에서 올해 2% 오르고, 내년에도 2%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신차 판매대수는 2007년 이래 최고치인 연 16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불과 4년 전인 2009~2010년 연간 신차 판매량은 1100만대를 밑돌았고, 도로 위에서 주행하는 자동차의 평균 연한은 11년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제조사는 수요 회복과 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을 조절하고, 큰 폭의 할인가를 제공하는 등 신중한 전략을 펼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금융 위기 이후 달라진 변화다. 과거 호황기 때 자동차제조사들은 이익율을 줄여서라도 대량생산 체제를 유지했다. ‘박리다매’를 꾀한 것이다. 이는 자동차의 재판매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과잉 생산된 브랜드에는 등을 돌리는 경향을 보였다.

웹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제너럴모터스(GM)은 미시간주 랜싱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18일부터 3주 동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직원 1600명이 근무하는 이 공장에선 주로 캐딜락 CTS와 ATS 모델을 생산한다. 이들 모델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둔화돼 3주간의 매출 감소를 감수해서라도 이익율을 지키려는 ‘실속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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