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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도 여름방학?…양천도서관 3년째 해마다 한달씩 휴관
뉴스종합| 2014-08-22 08:12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서울 양천구에서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여성 신모 씨는 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집 근처 양천 도서관에 보낼 생각이었지만,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도서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학 기간 동안 공사를 한다며 장기휴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신 씨는 “워킹맘들은 오전 시간과 점심을 챙겨줄 수 없어 방학이면 아이들을 도서관에 보내 숙제와 독서를 하게 한다”며 “꼭 이렇게 수요가 많고 중요한 기간에 공사를 두달씩이나 해야 하나”며 불만을 토로했다.

양천도서관은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약 40일간 장기 휴관 돌입했다. 해당 도서관은 지난해에도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2012년에도 5월23일부터 7월1일까지 휴관을 했다. 특히 올해 실시되는 외벽치장벽돌 보수 등은 지난해에 이은 연장공사다.

급기야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서관 공무원들이 유급휴가를 누리려는 심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양천구민 박모 씨는 “매년 공사를 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굳이 여름방학에 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방학동안에는 아침부터 너무 많은 학생들이 몰려 직원들이 힘들기 때문에 그 기간을 택해 공사를 하려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양천도서관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학교가 방학이라고 행정업무가 단절되는 것 아니다”며 “각종 시설 공사가 있다보니 행정 직원은 공사 지도를 하고 있고, 사서 선생님들도 서고 이전 재배치 공사 때문에 지하로 내려갈 책을 분류하고 재배치하는 일을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 더욱이 도서관 측은 “공사 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도서관 관계자는 “양천 도서관은 25년된 건물”이라며 “건물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해보니 서고 바닥에 처짐 현상은 물론 벽체에 균열이 있었고, 물도 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옥상 방수공사같은 경우엔 동절기에 물 공사가 어렵기 때문에 미룰 수 없다”고 했다.

또 공사 기간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장마기간과 맞물린 것도 문제였고, 외벽 공사를 하다보면 분진이 발생해 바람 한점 못 들어오게 막아놓고 하는데 공사 성격상 그렇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공사가 장기화된 것은 서울시 교육청의 열악한 재정 상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를 맡고 있는 교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예산이 한꺼번에 지원되는 게 아니라 연차별로 분할돼 나오다보니 본관과 별관동 공사를 나눠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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