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테헤란 호텔방 예약 전쟁…이란 제재 완화로 해외 기업인 방문 러시
뉴스종합| 2014-08-24 09:48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마침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이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란 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보려는 해외 기업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수도 테헤란의 주요 호텔들은 빈방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월간지 ‘블룸버그 마켓츠’(Bloomberg Markets) 9월호에 게재될 기사에서 “대(對)이란 제재안이 해제될 조짐이 희미하게 나타나자 이란을 찾는 서방 기업이 급증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 이란 투자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테헤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알스톰’, ‘르노’ 등 프랑스 주요기업 100곳 이상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테헤란을 방문해 사업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란이 유치한 해외 통상 사절단으론 최대 규모였다. 이어 미국, 캐나다, 유럽 기업들의 사절단도 테헤란을 찾았다.

또 프랑스 석유메이저 ‘토탈’과 세계 최대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 등 과거 이란에서 사업을 벌였던 기업들은 이란 내 사업 재개에 대해 공개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란 제재안 전문가인 영국 변호사 사로시 자이왈라는 “테헤란 내 모든 5성급 호텔들은 이란에서 사업을 하려는 서방 기업들로 꽉 찼다”면서 “일본과 중국 기업들도 이 같은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란행 러시는 이란 경제가 그동안 서방에 의해 봉쇄돼있던 시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앞서 유엔은 지난 2006년 이란이 핵 개발과 관련된 결의안을 위반한 것을 문제 삼아 경제 제재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란과 주요 6개국(P5+1ㆍ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 중단 등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일부 제한하는 대신 제재를 완화하는 등의 초기 단계 조치를 6개월간 이행하기로 합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에 따라 서방은 해외 은행에 묶여있던 이란 자산 42억달러에 대한 동결 조치를 해제하고 이란의 석화 수출에 대한 제재를 유보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동행동계획(JPA)을 내놨다. JPA가 설정한 양측의 최종 합의 기한은 지난달 20일에서 오는 11월 24일로 연장된 상태다.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부인 나바브 지역의 모습 [자료=위키피디아]

특히 이란의 풍부한 자원과 구매력은 해외 기업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요인이다.

이란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3위이며 천연가스 매장량도 세계 2위로 경제 잠재력이 크다. 여기에 이란 정부가 향후 4년 간 1000억달러를 들여 석유ㆍ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벌인다는 복안이어서, 서방 기업들이 참여하게 될 경우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자동차제조업체기구(IOMVM)에 따르면 이란의 인구는 7600만명으로 터키와 비슷하지만, 자동차 생산량은 터키의 2배에 이른다. 연간 철강 소비량은 영국과 프랑스를 넘어서는 것으로 세계철강협회(WSA)는 추산하고 있다. 또 테헤란 주식시장의 주가총액은 1350억달러로, 인구가 비슷한 베트남 증시에 비해 규모는 3배 크다.

이와 관련 런던 소재 투자사 르네상스 캐피탈의 찰스 로버트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이 수년 간의 고립을 끝내고 시장 개방 직전에 왔다”면서 “하룻밤 사이 전 세계(기업)에 기회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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