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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아빠 구하기’ 동조단식 vs ‘아빠자격 있나’ 비난
뉴스종합| 2014-08-25 11:40
“10년간 자식 방치” SNS 루머 속…“김씨를 돕자” 일반인 단식 급증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던 ‘유민아빠’김영오(47) 씨가 단식 40일만에 병원에 이송되면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동조단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김 씨의 ‘아빠 자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해지면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반감 여론도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과 SNS 상에서는 지난 24일 기준 약 2만4000여명의 시민들이 “김 씨에게 힘을 보태겠다”며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특히 김 씨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22일 오전 12시 700여명에 불과하던 신청자는 오후 2시께 1만7700여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24일 오전 기상과 동시에 단식을 시작했다는 양모(25ㆍ여) 씨는 “김 씨에 대한 루머가 퍼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씨는 장기간 이어진 단식에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지만, 25일 현재까지 단식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동조단식과는 별도로 김 씨의 ‘아빠 자격 논란’ 역시 확산세다. 지난 23일 자신을 고(故) 김유민 양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윤모 씨는 온라인 상에 “유민이 애기 때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으며, 10년간 자녀들을 방치했다”며 김 씨의 단식투쟁을 비난했다. 이어 SNS 상에 김 씨가 민주노총 산하의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김 씨가 정치적, 혹은 금전적인 이유로 단식투쟁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김 씨는 이에 대해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혼 후 힘들게 살다보니 두 아이를 보고 싶어도 자주 못 보고, 사주고 싶어도 많이 사주지 못했다”며 “그것이 한이 맺히고 억장이 무너지기 때문에 목숨을 바쳐서라도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유민이 앞으로 나온 보험금, 10원도 안 받고 유민 엄마한테 전액 양보했다”며 “나는 떳떳하지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금속노조 가입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22일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며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자동으로 조합에 가입되게 돼 있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노조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SNS 등을 통해 ‘세월호특별법이 유가족에게 ‘평생노후보장’, ‘공무원 시험가산점’ 등 특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확산되면서 특별법 제정 자체에 대한 반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21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제정 반대 및 유가족 활동중지 서명운동’에는 “세월호 참사는 안타깝지만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유가족 특혜는 말도 안된다”며 1000여명의 누리꾼이 서명을 이어가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근거없는 유언비어로 유가족을 SNS 등 온라인 상에서 비난하는 행위는 제2차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유언비어는 여러 사람이 온라인을 통해 말하면서 마치 사실인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대중이 유가족의 입장을 고려해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지혜ㆍ박혜림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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