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100조시장…‘하늘의 산업혁명’ 드론 전쟁
뉴스종합| 2014-08-26 10:20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2023년 시장규모 100조원. ‘하늘의 산업혁명’ 패권을 누가 쥘 것인가.

무인항공기, 일명 드론(drone) 상업화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기업은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 IT업체와 공과대학 등이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드론이 방산용 이미지를 벗자 교육용 보급 등 관련사업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드론의 상업화는 ‘하늘의 산업혁명’으로 불린다. 그만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앞으로 10년 후인 2023년 드론의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약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전세계 TV매출(1000억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글로벌기업 新수종사업=드론에 눈독들인 글로벌 기업은 한 둘이 아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은 ‘프라임에어’라는 드론을 이용한 택배 배송 서비스를 내년 초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이달 초 미 연방항공국(FAA)에 허가 신청을 냈다. ‘프라임에어’는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드론 배송으로 30분 안에 고객의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아마존은 약 2㎏ 이하의 소형 제품을 시속 80㎞의 속도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험 중이다. 독일 배송업체 DHL도 독일 서부 본에서 시험 비행을 실시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인터넷 보급 확대에 드론을 활용한다. 이들 기업은 드론개발업체 인수전에 뛰어들어 각각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와 어센타를 인수했다. 타이탄은 개발 중인 드론의 특수 통신 장치를 통해 1초에 1기가바이트의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영국 정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는 이미 드론 사용 허가를 FAA로부터 받은 상태다. 알래스카 지역 석유 탐사와 파이프 라인 등 파손 점검에 무인기를 사용할 수 있다.

세계적 피자배달 업체인 도미노피자는 영국에서 소형무인 헬리콥터를 피자를 배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에서는 이미 지난 6월 러시아산 드론을 사용해 피자 배달을 시작했다.

이밖에 미국 영화업계는 드론을 활용한 미국내 촬영 허가를 연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영화업계는 이를 위해 의회에 대한 로비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실리콘밸리ㆍ공대ㆍ교육사업 전방위 확장=글로벌 기업의 드론 투자가 급속도로 진행되자 개발업체들은 덩달아 신바람이 났다.

미국 ‘IT요람’ 실리콘밸리에 있는 ‘매터네트’는 신생 드론개발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아프리카 등 도로정비가 안된 지역에 의약품 등을 운반하는 드론을 개발 중이다. 기체 아래 화물을 넣을 수 있는 상자가 있어 소형 화물을 배송할 수 있다. 매터네트 창업주안드레아스 랍토포로스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2년 전부터 테스트 비행을 반복하고 있다”며 ““미래 사회 인프라의 하나로 인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신생기업 ‘로봇랩’은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교육사업에 나섰다. 학교 수업에서 사용되는 ‘무인기 키트’를 3500달러(약 350만원)에 판매한다. 이 무인기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 단말기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 물리와 수학 수업 등에 활용되면서 이미 미국 전역 100개 이상 고등학교에 납품했다.

대학발 벤처기업도 등장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은 지난해 비행 안내 로봇 ‘스카이콜’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미국 대학은 부지가 넓어 목적지로 가는데 애를 먹는 것에서 착안했다. 스마트폰으로 가고 싶은 건물을 입력하면 무인항공기가 날아와 원하는 곳까지 안내해 준다. 개발자인 야니브 타자만은 “무인항공기는 군사용으로 위험한 이미지가 강했다”며 “이를 전환해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스카이콜을 관광안내와 재해 구조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안전ㆍ사생활 보호 과제 산적=그러나 드론이 우리 생활에 파고들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FAA는 드론의 상업적 이용을 불법으로 판단해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FAA는 내년 9월까지 무인기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규제안을 만들 계획이지만 안전과 사생활 보호 등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현재는 FAA가 무인기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명확한 규칙없이 별도의 사용 신청을 받아 그때 그때 허가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지난 6월 BP는 알래스카 유전지역 드론 사용을 허가받았지만, 아마존의 시험비행 허용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플로리다 상공 700m지점에서 US에어웨이 여객기와 소형 무인기가 비정상적으로 접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무인기가 여객이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무인기의 소유자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8월초 워싱턴에서 열린 무인기 상업적 이용에 대한 토론회에서 FAA 간부는 “안전하다고 확신이 들때 까지 허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사생활 침해 우려도 복병이다. 뉴욕 상원의원은 이달초 기자회견에서 “뉴욕 시내를 무인기가 날아다니면 시민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될 수 없다”며 FAA에 강력한 규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미 해군의 전 조종사이자 듀크대 미시 커밍스 교수는 “신형 무인기는 고성능 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사람에 의한 작업보다 안전성이 높다”며 “성장이 기대되는 새로운 시장을 키우려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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