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금 갈취 교사 등 6명 ‘검거’
뉴스종합| 2014-09-02 14:36

[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경북 구미에서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금을 갈취한 금오공업고등학교(학교장 이형규) 교사 등 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2일 경북 구미경찰서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구미 금오공고 기능부 학생들로부터 지도교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입상금 등 3200만원 상당을 갈취해 횡령한 혐의로 전ㆍ현직 교사 등 6명에 대해 공갈 및 횡령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금오공고 용접기능부 지도를 맡고 있는 배모(57) 교사는 2012년 9월4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 용접부문에 참가해 은메달을 수상한 제자 Y군ㆍP군(당시 18세ㆍ20) 중 우수상을 수상한 제자 P군의 입상금을 가로채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위해 배 교사는 지난 2012년 9월말경 교내 실습실로 P군을 불러 “상금을 나한테 안주면 후배들 재료비가 없어 못 가르친다. 내 말을 잘 들어야 대기업에 취업을 시켜준다. 선배들 중에 대기업에 취업이 확정되었지만 내말을 듣지 않아 잘린 사람도 몇명 있었다” 등의 말을 했다. 이는 마치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대기업 취업에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을 암시하는 말이었고, 총 670만원을 갈취했다.

배 교사는 또 자신의 처 K(56) 씨와 공모해 지난 2011년 4월경부터 2013년 10월말경까지 금오공고 용접기능부 학생이었던 K군(당시 18세) 등 4명의 통장 및 현금카드를 처에게 보관ㆍ관리케했다. 이어 지방기능경기대회 입상금 및 기능사 시험 관리수당으로 입금된 600여만원을 피해학생들의 동의없이 인출해 생활비 등으로 소비했다.

이어 타교학생의 개인교습에 사용된 실습재료비 400만원 상당을 임의 소비해 횡령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와 함께 같은 학교 전현직 교사인 이(51) 씨 등 4명도 지난 2008년 10월경부터 2012년 9월경까지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해 폴리메카닉스(금속가공조립) 부문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K군(당시 18세) 등 4명에게 배 교사와 같은 방법으로 각 160만∼800만원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학생들은 자신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얻은 성과를 빼앗긴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지만 졸업 후 취업 등 진로지도에 지도교사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현재 대기업에서 우수한 실력을 가진 기능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들 피해학생들은 수사과정에서 더 이상 이와 같은 악습이 후배들에게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과 같이 입상금을 둘러싼 부정부패 행위가 이 학교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다른 피해자들의 제보가 접수되면 적극적으로 수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전국기능경기대회는 기능인의 기능습득을 장려해 기능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매년 1회 개최되고 있다. 50여개 직종에 수천명의 기능인들이 참가하고 있다. 올해 대회는 제49회로 경기도 부천에서 다음달 6∼13일까지 8일간 48개 직종에 2000여명이 참가한다. 포상금은 금메달 1200만원, 은메달 800만원, 동메달 400만원이 주어진다.

이에 대해 금오공고 관계자는 “잘모르는 내용으로 특별하게 말해줄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smile56789@heraldcorp.com

랭킹뉴스